“첩보영화서나 보던걸”…취객 손으로 지문인식 후 본인 계좌로 수천만원 송금한 30대

서울 강남 일대 유흥가에서 피의자(왼쪽)가 만취객을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가는 모습 [사진 = 강남경찰서]

강남 유흥가 일대에서 만취한 이들의 지문으로 스마트폰 잠금을 풀어 계좌이체 하는 수법으로 수천만 원을 가로챈 30대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3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유식 부장검사)에 따르면 지난 28일 절도·강도상해·공갈·컴퓨터등사용사기 등 혐의를 받는 장모씨(32)가 구속기소됐다.

장씨는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서울 강남 일대에서 취객 4명의 휴대전화를 조작해 모바일뱅킹을 실행한 뒤 지문인식을 통해 자신의 계좌에 3250만원을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행인을 부축해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로 데려간 뒤 지문 인식으로 스마트폰의 잠금을 풀고는 대출까지 받아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 1명의 손을 강제로 잡아당겨 전치2주의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아울러 장씨는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가져간 뒤 이들이 전화를 걸어오면 ‘당신이 내 아내를 추행하고 내 옷과 차에 토를 했다’라고 협박해 합의금을 뜯어내려한 혐의도 있다.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장씨가 자신의 계좌를 지급정지한 피해자에게 범행 다음날 새벽부터 40회에 달하는 협박성 연락 등을 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를 추가 포착해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민생 침해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