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거나 흥겹거나… 재즈 선율에 더위 ‘사르르’

이복진 2023. 7. 3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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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매력’ 서울 재즈 바 3곳
강남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
‘정통 시카고 스타일 재즈’ 선보여… 피자도 인기
이태원 ‘카사 코로나 서울’
도심 속 파라다이스 콘셉트… 이국적 루프톱 눈길
47년 역사 자랑 ‘올 댓 재즈’
재즈 마니아들 성지 꼽혀… 최근 BTS 뷔 촬영도
최근 재즈가 마니아들을 위한 음악에서 대중이 즐기는 음악으로 바뀌면서 차려입고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고 와인 등을 마시며 재즈를 듣는 곳, 재즈 바(Jazz Bar)도 대중적인 곳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재즈와 식사, 술이라는 특이점이 장점으로 활용되면서 주류업계에서도 새로운 홍보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물론 ‘찐’ 재즈 팬들을 위한 재즈 바도 여전히 인기가 많다. 이에 색다른 매력을 가진 서울 재즈 바 3곳을 소개한다.
마니아들이 향유했던 재즈가 대중화하면서 재즈를 듣고 식사와 술을 하는 재즈 바도 대중적인 곳으로 변하고 있다. 시카고 재즈를 들려주는 ‘올 댓 시카고’ 공연이 진행 중인 서울 강남의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 업체 제공
◆시카고 재즈의 진수에 시카고 맥주까지

서울 강남에서 미국 시카고 재즈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설립된 구스아일랜드에서 운영하는 선술집으로, 직접 생산한 맥주를 비롯해 다양한 술과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특히 치즈가 폭포수처럼 흐르는 ‘시카고 딥디쉬 피자’가 인기 있는 메뉴다. 사전에 주문해야 먹을 수 있다.

선술집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편하게 맥주와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2층에는 특별한 공연이 진행된다. ‘올 댓 시카고’로, 시카고 재즈를 들려주기 위해 기획됐다. 시카고 재즈는 초기 재즈인 뉴올리언스의 재즈맨들이 시카고로 이주하면서 그곳의 젊은 백인 음악가들이 흑인의 스타일을 체득하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생긴 재즈다. 서정적이며 지성적인 솔로에 치중하는 점이 특징이다.

8월부터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공연이 개최된다. 2·3일에는 허원무 콰르텟, 9·10일 구스아일랜드 재즈텟, 16·17일 김대호 트리오, 23·24일 오가람 콰르텟, 30·31일 김민지 콰르텟 공연이 계획돼 있다. 구스아일랜드 관계자는 “시카고 재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시카고 재즈에 대해 잘 알려 줄 수 있는 아티스트들을 섭외해 계절감을 반영한 시카고 특유의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라인업”이라고 소개했다.

◆이태원서 느끼는 이국의 자유로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바로 옆에 위치한 ‘카사 코로나 서울’의 장점은 ‘자유로움’이다. 한국에서 가장 이국적인 곳이라는 이태원에 있으며, 멕시코 맥주를 대표하는 ‘코로나 엑스트라(Corona Extra)’에서 이름을 따온 만큼 남미의 자유로움과 열정이 가득하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남미의 자유와 열정이 느껴지는 ‘카사 코로나 서울’. 이복진 기자
펍과 루프톱이 결합한 이곳은 ‘도심 속 파라다이스’를 콘셉트로 2018년에 문을 연 이후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오후 9시부터 10시45분까지 ‘라이브 재즈 나이트’ 공연이 진행된다. 이곳 분위기에 맞는 자유롭고 흥이 넘치는 스타일의 재즈 공연이 주로 펼쳐진다. 물론 선선한 여름밤에 어울리는 잔잔한 재즈도 들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곳의 장점은 자유로움과 이국적인 분위기다. 공연이 펼쳐지는 실내 공간은 물론이고 외부 공간에는 안락한 의자, 그늘막, 선베드 등이 준비돼 있어 마치 남미 한가운데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특이한 점은 이곳에서는 음식을 팔지 않는다. 카사 코로나 서울 측은 “이태원 상권과 상생을 위한 포트럭(Potluck) 문화를 즐기며 좋은 음악과 공간, 분위기를 선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트럭은 참가자(관객·손님)들이 각자 취향에 맞는 음식을 들고 행사에 참여하는 문화로, 근방에서 구입한 음식을 가져와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찐팬을 위한 역사와 전통의 재즈 바

1976년 문을 열어 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성지’로 통하는 ‘올 댓 재즈’는 같은 이태원에 있지만 카사 코로나 서울과 정반대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재즈 뮤지션들의 요람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선 색소포니스트 1·2세대 유명 재즈인은 물론이고,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꿈을 키워 왔다.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폐업했지만, 음악 수익증권 플랫폼 뮤직카우가 투자해 지난해 12월 다시 문을 열었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역사와 전통이 가득한 찐 재즈 바 ‘올 댓 재즈’. 업체 제공
1994년 큰 인기를 끌었던 ‘사랑을 그대 품 안에’에서 차인표가 색소폰을 연주했던 곳으로,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가 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제작한 ‘르 재즈 드 뷔(Le Jazz de V) 라이브 클립’을 촬영했다.

재즈 공연은 매일 펼쳐진다. 한국 재즈 역사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진낙원 대표가 연주 중에도 끊임없이 사운드 모니터링을 진행할 정도로 재즈에 진심이다. 외형 또한 ‘재즈 바’스럽다. 입구 빨간 문과 들어서면 보이는 빨간 조명 길은 이곳의 상징. 공연이 펼쳐지는 실내는 밝지 않다. 오롯이 음악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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