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뿐인 전략작물".. 농가 골칫거리로 전락한 논콩

조수영 2023. 7. 3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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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논에 벼 대신 콩을 심으면 지원금을 준다는 정부 방침에 올해 전북의 논콩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습니다.

"기반 시설들은 지금 벼에 초점을 맞춰가지고 설치들이 돼 있는 상태거든요. 농식품부에서도 (물 빠짐) 대책이 필요하겠다 해서.. 22년도에 반영이 돼서 이제 예산이, 이제 내려오고 있고요."논콩 농가가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한 재해보험 가입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에 정부는 서둘러 가입조건을 완화하며 달래기에 나섰지만,이조차도 올해에만 적용되는 한시적 대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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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논에 벼 대신 콩을 심으면 지원금을 준다는 정부 방침에 올해 전북의 논콩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전략작물'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장마 피해가 논콩에 집중되면서 농가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정부가 보험 가입 기한을 연장하는 등 대책에 나섰지만, 기후의 변동성을 간과한 설익은 정책 아니었냐는 지적입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달 여의 지독한 장마가 휩쓸고 지나간 논콩 단지입니다.


싹이 올라오기도 전에 일대가 물바다가 되면서 죄다 썩어버린 모습입니다.


[김상수 / 김제시 농업정책과(지난 16일)]

"콩이 지금 시커멓게 죽어가고 있잖아요.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안 됐던 겁니다."


전라북도는 논콩 최대주산지인 김제를 중심으로 재배면적 절반 가량이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돼 논 대부분을 갈아엎어야 할 지경입니다.


[조수영 기자]

"물론 지금 당장 씨를 다시 뿌리는 일이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다만 수확기가 11월을 넘기게 되는데, 그때가 되면 서리 피해를 입어 수확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걱정인 건 내년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에 밀을 키워 수확한 뒤 6월 중순에 서둘러 콩 씨를 뿌리는 이모작 농가들이 대다수,


실제 당국이 권장하는 파종 시기도 6월 장마철과 겹쳐 올해와 같은 위험을 또 감수해야 하는 겁니다.


[표필종 / 논콩 농가]

"파종시기를 앞당겼을 경우에는 장마철 비가 오면 웃자라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순지르기(순치기)를 해야 하는.. 또 일손이 들어가기 때문에.."


논콩 피해가 최근 급증한 것은 정부 정책의 영향이 큽니다. 


올해부터 '전략작물'로 지정하고 수백만 원의 농가 지원금을 내걸면서 재배면적이 늘었는데 장맛비에 덩달아 피해가 커진 겁니다.


쌀 생산량을 줄인다며 곡창지대에 논콩 심기를 권장한 반면 장마철 배수 대책은 뒷전이어서 설익은 정책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전북지역 농정당국 관계자]

"기반 시설들은 지금 벼에 초점을 맞춰가지고 설치들이 돼 있는 상태거든요. 농식품부에서도 (물 빠짐) 대책이 필요하겠다 해서.. 22년도에 반영이 돼서 이제 예산이, 이제 내려오고 있고요."


논콩 농가가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한 재해보험 가입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에 정부는 서둘러 가입조건을 완화하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조차도 올해에만 적용되는 한시적 대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김신중 / 전라북도 농업정책과장]

"연구기관과 분석을 해본 다음에 가입조건을 (계속) 완화하는 쪽으로, 농가가 필요하다고 하면 계속 요청해나가겠습니다."


논콩 자급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수백억대 예산을 편성한 정책 효과는커녕 농가들의 속만 썩이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는 상황,


정부는 피해 농가들의 논콩 생육상황과 수확량 등을 수집해 재배관리 기술을 보완한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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