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못한다"…스포츠계 '우크라 전쟁' 여파
[앵커]
최근 우크라이나의 간판 펜싱 선수가 전쟁국인 러시아 선수를 이기고도 악수를 하지 않아 실격되는 일이 있었죠.
IOC가 내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 제재를 완화하면서 스포츠계에 전쟁 여파가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정주희 기자입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펜싱 선수 하를란은 세계선수권 사브르 단체전에 출전해 3,4위전에서 우리나라에 무릎 꿇으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앞서 하를란은 개인전에서 조국과 전쟁 중인 러시아 선수를 이기고도 악수를 거부해 실격당했습니다.
국제펜싱연맹 규정은 악수를 거부하면 스포츠맨십 위반으로 실격에 해당하는 '블랙카드'를 주게 돼 있습니다.
하를란이 랭킹 포인트를 쌓을 기회를 잃게 되자 IOC는 파리 올림픽 출전을 약속하며 논란을 수습했습니다.
<올하 하를란 / 우크라이나 펜싱 선수>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설명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어야 합니다. 전쟁 중에 우리는 악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IOC가 올해 들어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이 중립국 자격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면서 이러한 충돌이 빈번해지는 모습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여자 테니스 스비톨리나는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과 악수를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선언했는데, 프랑스 오픈에서 관중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파리 올림픽에 두 나라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경우 '보이콧' 철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완화했지만 여전히 선수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야로슬라프 하르츠 / 우크라이나 복싱 선수> "침략국인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과 같은 링에 오르고 싶지 않습니다."
IOC는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본선 출전을 최종 승인하지 않고 결정을 유보하는 중입니다.
연합뉴스TV 정주희입니다. (g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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