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4만3000보 걸었어”…코스트코 직원 마지막 말

코스트코 김해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폭염 속 쇼핑카트 관리 업무를 하다 온열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코스트코 하남점 직원 김동호(29)씨가 숨지기 전 어머니에게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아버지 김길성씨는 3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들어올 때마다 많이 지쳐 있고 피곤하다는 소리를 했다”며 “아들이 숨지기 이틀 전인) 지난달 17일 집으로 오자마자 대자로 눕더니 엄마한테 ‘나 오늘 4만 3000보나 걸었다’며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날 12시에 출근해 1시간 연장근무까지 하면서 오후 10시에 끝났는데, 10시까지 4만 3000보, 26㎞를 무거운 철책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작업했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해당 지점 근무환경에 대해 “아이스박스는 층마다 구비돼 있는 것으로, 냉풍기는 돌아가다 안 돌아가다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공기순환장치는 제가 두 번을 방문했었는데 그 전보다는 크게 틀어놨지만, 계속 틀어놓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트코 대표와 간부들이 조문 당시 빈소에서 막말을 했다는 것과 관련해 “조문을 마치고 난 다음에 대표이사가 직원들 앞에 가서 ‘원래 병 있지, 병 있지’, 또 다른 한 분은 ‘원래 병이 있는데 속이고 입사했지’이런 식으로 막말을 퍼부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측이 처음에 병사로 몰고 가기 위해 장례를 치르고 난 다음에 ‘고혈압·지병으로 사망했다’ ‘자살했다’ ‘합의봤다’ ‘산재를 안해주기로 했다’ 등의 소문이 돌아 저희는 이 부분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직원 두 명이 지난달 29일 노동청 조사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사측 변호사가 대동해 진술을 자세하게 못했다고 다른 직원한테 전해 들었다”며 “입막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김동호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7시쯤 마트 주차장에서 근무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여 뒤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로 인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