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살인 더위' 온열질환 고위험군 쪽방촌 둘러보니
도심 속 또 걱정되는 곳이 더위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많은 쪽방촌입니다. 오늘(31일) 한낮, 쪽방은 40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한낮엔 무더위 쉼터를 적극 이용하고, 이상이 있으면 바로 신고하는 게 좋습니다.
쪽방촌은 이예원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마을입니다.
오후 2시,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릅니다.
쪽방의 온도는 이보다 더 높은 40도나 됐습니다.
쪽방상담소 소장의 발걸음이 더 바빠졌습니다.
[김형옥/서울 영등포쪽방상담소장 : 안녕하세요. 어떠세요, 덥지 않으세요? 선풍기 잘 작동하나요? 오래된 거 같은데.]
서울 영등포 쪽방촌 주민 10명 중 9명 가량이 독거노인 등 1인 가구였습니다.
대부분 당뇨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어 온열질환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건강이 염려될 수 밖에 없습니다.
[김형옥/서울 영등포쪽방상담소장 : 병원도 안 가고 있고요? {약은 엄청 먹어요.} 상담소에 말씀하세요. 차량 지원해줄게.]
이들이 시원한 바람을 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 건물 1층엔 총 5가구 살고 있습니다.
안에 열기가 갇히면서, 화면(열화상)처럼 매우 뜨거운 상태인데요.
하지만 이곳엔 공용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최모 씨/쪽방 주민 : 우리가 어떻게 세 사는 사람이 주인한테 이게(부탁이) 안 되잖아. 버티는 거야 그냥.]
공용에어컨 1대를 설치하면 평균 7가구가 함께 쓸 수 있는데, 건물 관리인이 이를 반대하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선풍기로 버팁니다.
[천모 씨/쪽방 주민 : 먼저 살던 사람이 쓰던 (선풍기가) 한증막 같아 뜨거운 바람이 막 나와서. 얘기했더니 소장님이 이거 주신 거야.]
바람이 통하는 곳으로 이사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박모 씨/쪽방 주민 : (창문이) 얕아서 좋은 데는 여기보다 더 달래. 30만원 달라고 하잖아. {여긴 얼마인데요?} 26만원.]
(영상디자인 :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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