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는 아니겠지?"…뒤늦게 불붙은 빅테크주 추격 매수[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미국 주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던 서학개미들이 뒤늦게 빅테크주 추격 매수에 나섰다.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았거나 상승세가 주춤했던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를 각각 2000만~5000만달러 가량씩 순매수한 것.
직전주에 반도체주 3배 인버스 펀드로 단기 수익을 올린 뒤 반도체주 조정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한 주만에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펀드로 재빨리 갈아탄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이 빅테크주를 비롯한 기술주 랠리에 더 늦기 전에 동참하려 매수에 나서면서 4개월여만에 미국 증시에서 1억달러가 넘는 순매수가 이뤄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9~25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1억7988만달러를 순매수했다.(결제일 기준 지난 24~28일)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1억달러가 넘는 매수 우위를 보이기는 지난 3월22~28일 주간에 1억9448만달러를 순매수한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0.3% 강세를 보였으나 나스닥지수는 1.4% 하락했다. 나스닥지수의 중심을 이루는 빅테크주를 비롯한 기술주 조정이 서학개미들의 매수세에 불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올들어 최근까지 빅테크주가 오르는 동안 차익 실현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빅테크주가 상승세를 계속하자 다시 진입할 기회를 노리다 조정 양상을 보이자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9~25일 사이에 마이크로소프트를 4889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이 기간 동안 순매수 규모가 3번째로 큰 것이며 빅테크주 중에선 가장 많은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3% 하락한 지난 20일에 2400만달러 이상의 순매수가 이뤄졌고 25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24일과 25일에 각각 1000만달러 이상씩 매수 우위가 나타났다.
테슬라는 10주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19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고 20일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하자 매수 주문이 밀려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19~25일 사이에 4854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도 2454만달러 큰 폭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애플은 지난 19일에 2000만달러 이상, 25일에 거의 700만달러의 순매수가 이뤄졌다. 애플은 지난 20일에 1%. 21일에 0.6% 떨어졌을 뿐 조금씩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19~25일 사이에 총 263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애플은 오는 8월3일 장 마감 후에 실적을 발표한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엔비디아를 2417만달러 순매수한 것도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가 올들어 220% 폭등하는 동안 계속해서 순매도로 대응하다 직전주에 올들어 거의 처음으로 751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섰다.
엔비디아는 지난 19~21일 3일간 5.9% 급락했고 이 기간에 1500만달러 이상 매수 우위가 나타났다. 22~23일엔 주가가 3.1% 반등하는 동안 900만달러 이상 순매수가 추가로 이뤄졌다.
빅테크주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나며 빅테크주들의 레버리지 펀드인 마이크로섹터즈 팡+ 인덱스 3배 레버리지 ETN(FNGU)도 1969만달러 매수 우위로 간만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진입했다.
FNGU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클래스A,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플랫폼, 넷플릭스, AMD, 스노플레이크 등 10개 종목에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만 해도 FNGU를 1130만달러 순매도했으나 한주만에 투자심리가 강세로 돌아섰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오랜만에 1928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나스닥100지수는 올들어 44% 급등했다.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가 너무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올해 TQQQ에 대해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기술주 랠리가 식지 않자 다시 TQQQ에 대해 관심이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순매수된 종목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로 6906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직전주만 해도 서학개미들은 SOXL을 순매도하고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3636만달러 순매수했다.
그러나 한주만에 SOXS는 2342만달러 순매도하고 SOXL은 순매수하며 포지션을 바꿨다. 지난 19~20일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6% 하락하자 금세 반도체 강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반도체주 조정이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8개를 빅테크주를 비롯한 기술주 및 관련 펀드가 차지한 가운데 채권 펀드는 2개가 포함됐다.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에 투자하되 배당수익률을 높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 ETF(TLTW)와 뱅가드 미국 단기 회사채 ETF(VCSH)로 각각 5372만달러와 1968만달러 순매수됐다.
빅테크주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났지만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한 선별적 순매도도 나타났다.
아마존은 지난 20일 4% 급락했으나 조정 때 순매수가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 19~25일 사이에 2082만달러가 순매도됐다.
메타 플랫폼은 지난 26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1512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그러나 메타는 실적 호조로 지난 27~28일 2일간 주가가 9% 뛰었다.
주가가 폭등한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과 빅데이터 분석회사로 AI(인공지능) 관련주로 주목받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전기자회사인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각각 300만~400만달러대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술주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따라 SOXS는 물론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도 766만달러 순매도됐다.
올 상반기에 랠리의 지속성을 믿지 못하던 서학개미들이 대안으로 투자하던 월배당 상품인 JP모간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I)는 기술주의 장기 상승세 속에 상대적인 수익률 부진이 두드러지며 219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은행주가 올랐지만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인지 마이크로섹터즈 미국 대형은행 지수 3배 레버리지 ETN(BNKU)은 직전주에 이어 490만달러 순매도를 이어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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