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야심작 '일대일로' 참여 후회한다"는 이탈리아...중국서 발 빼는 유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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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작인 '일대일로 사업'의 위상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주세페 콘테 총리 집권기인 2019년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는 지난해 10월 반중국 성향의 멜로니 총리가 집권했을 때부터 예고됐다.
"우리가 중국에 오렌지를 수출하는 동안 그들은 대이탈리아 수출량을 3배로 늘렸다"는 크로세토 장관의 말처럼 일대일로 참여로 이탈리아는 별다른 경제적 실익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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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만 불린다" 실익 없단 판단도
'친중' 프랑스마저 정상포럼 불참할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작인 ‘일대일로 사업’의 위상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한 참여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탈퇴를 시사한 데 이어 그의 측근인 국방장관도 30일(현지시간) “4년 전 참여 결정은 형편없는 행동이었다”고 혹평한 것이다. 한때 일대일로에 관심을 보였던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시 주석이 2013년 발표한 일대일로는 ‘하나의 띠, 하나의 길’이라는 뜻으로 중국과 중앙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을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해 거대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중국이 참여국에 돈을 빌려주고 도로와 항만과 공항을 짓는 인프라 협력이 핵심으로, 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에 부흥자금을 대준 미국의 ‘마샬플랜’을 연상시킨다.
로이터통신은 귀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전 정부에서 서명한 일대일로 사업이 이탈리아의 수출을 돕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주세페 콘테 총리 집권기인 2019년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반중’ 멜로니 총리 집권 후 방향 틀어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는 지난해 10월 반중국 성향의 멜로니 총리가 집권했을 때부터 예고됐다. 그는 총리 당선 전부터 “일대일로 참여는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제조업이 주력산업인 이탈리아가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대만과 밀착해야 하는 상황도 작용했다.
“우리가 중국에 오렌지를 수출하는 동안 그들은 대이탈리아 수출량을 3배로 늘렸다”는 크로세토 장관의 말처럼 일대일로 참여로 이탈리아는 별다른 경제적 실익을 얻지 못했다. 4년 전 콘테 전 총리가 MOU에 서명한 건 중국 투자가 절실할 정도로 돈줄이 말랐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일대일로에 동참한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스리랑카·파키스탄·케냐·우간다 등은 중국에 빚을 갚지 못해 국가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현지 인프라 건설 사업에 중국 기업과 노동자가 투입되면서 ‘중국 배만 불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친중국' 프랑스도 끝내 동참 안 해
중국과 가까운 프랑스가 끝내 일대일로에 동참하지 않은 것도 이런 결말을 예상해서다. 2018년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일대일로 협력은 양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MOU 체결 대신 양국 기업 간 단일 프로젝트 협력을 강조했다. 일대일로 사업이 중국이 강조하는 ‘윈윈’이 아니란 걸 눈치챈 것이다.
결국 이탈리아가 아닌 프랑스가 실리를 챙겼다. 크로세토 장관은 “가장 우스꽝스러운 건 프랑스가 MOU에 서명하지 않고도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비행기를 베이징에 팔았다는 것”이라고 자조했다.
프랑스는 미국 주도의 중국 공급망 배제를 비판하는 등 중국과 밀착하면서도 일대일로와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3차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 포럼’에 마크롱 대통령은 물론이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일대일로에 동참한 그리스와 체코 정상도 불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WSJ는 “유럽 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은 2021년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등의 인프라, 디지털, 기후 사업에 최대 3,000억 유로(421조 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유럽판 일대일로’인 ‘글로벌 게이트웨이’ 전략을 공개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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