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흉기 협박에도 기댈 곳 없는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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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식입니다.
"딸내미는 많이 아팠구나,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빠를 용서해다오."
극단적 선택을 한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의 아버지가 쓴 편지가 공개돼 슬픔을 더하고 있습니다.
숨진 교사 말고도, 고통 속에서 도움 받을 곳 찾지 못하는 교사들은 한둘이 아닙니다.
이들의 목소리를 현장카메라 전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학교에서 "교실이 위험하다" 고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생이 때리고 학부모가 "죽이겠다" 협박해도
교사가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데요
직접 교사들을 만나보겠습니다.
16년차 초등학교 교사인 이모 씨는 8년 전 일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떨립니다.
[이모 씨 / 16년차 초등교사]
"애가 하굣길에 후배 얼굴을 (학용품 칼로) 그은 거예요. 학부모님께 전화해서 지도를 해달라고 요청을 드렸더니 어머니께서 저에게 욕을 하시고 교실에서 기다리라고 칼로 찔러 죽이겠다고…."
학교 측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건 무책임한 대답뿐이었습니다.
[이모 씨 / 16년차 초등교사]
"교장, 교감 선생님한테 가서 말씀을 드렸는데 '어떡하냐, 교실로 가 있고 학부모가 오면 연락해라'"
"수업 진행이 안 된다" "오늘은 무슨 일이 생길지 두렵다" "숨이 막히는 것 같다"
이제 임용 2년차인 A씨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A 씨 / 2년차 초등교사]
"물건을 던진다든지 책상을 발로 밀어서 넘어뜨린다든지 다른 친구들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가한다든지, 선생님이 죽었으면 좋겠어. 이런 말도 서슴없이…. 매일매일 반복이 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하지만 아동학대 신고가 두려워 학생을 제지하지도 못합니다.
[A 씨 / 2년차 초등교사]
"제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신고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하루하루 내 반에서 별일이 안 생기길, 우리 학부모님이 나를 신고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출근을 하는 거예요."
교사들이 학생 혹은 학부모로부터 권리를 침해받았을 때 학교에서는 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교보위가 열리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박모 씨 / 7년차 초등교사]
"(학생이) 자기 분이 다 풀릴 때까지 공격을 하는 거예요, 저를. 처음에 교권보호위원회 열어달라고 했는데 (교감이) '그건 안 될 것 같다'고, '1년간 담임을 해야 되는데 너무 힘들 거다'…."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홀로 버티다 불안장애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박모 씨 / 7년차 초등교사]
"도움을 청할 데는 사실 현실적으로는 없다고 봐야 될 것 같아요. 한 번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던 것 같아요, 교실에서…."
그나마 교보위도 사후 조치만 가능합니다.
위험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 상담이나 학부모 예방 교육을 하는 곳은 전국에 단 한 곳뿐입니다.
교사들은 당장 아동학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박모 씨 / 7년차 초등교사]
"하루하루 불안해요. 이것도 아동학대 걸리려나? 담임이 (문제 아동의 신체를) 잡기라도 할 수 있게끔, (다른) 아이들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게끔 법 자체가 개정이 돼야 할 것 같아요."
또 교권보호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도록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무너져 가는 교실을 바로 세우는 일, 시급하기만 합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pencak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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