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비’, 中서 페미니즘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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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바비'가 중국에서 여성 인권과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를 점화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열흘 전 중국에서 개봉한 바비의 극장 매출은 28일 현재 1억4000만위안(약 250억원)으로 아주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 않지만, 영화에서 다루는 '해로운 남성성'에 대한 묘사와 페미니즘 등을 놓고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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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권 공개토론의 장 제공”
할리우드 영화 ‘바비’가 중국에서 여성 인권과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를 점화했다.
바비는 시진핑 체제 아래 중국 최고지도부에서 여성이 사라지며 중국의 성평등이 퇴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개봉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인 중앙정치국(총 24명)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전원 남성으로 꾸려졌다.
또 많은 여성이 극장에서 바비를 보던 남성 관객들이 극 중 해로운 남성성을 비판하는 대화에 짜증을 내며 도중에 상영관을 나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글을 올렸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의 한 네티즌은 “바비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중국 정치를 건드리지 않았지만, 긍정적인 페미니스트의 행동으로 이끌 핑크를 사랑하는 바비 캐릭터로 논의가 귀결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일부 중국 페미니스트들은 바비가 중국에서는 드문, 여성 인권과 젠더 문제에 대한 공개 토론의 장을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중국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선구자로 불리는 방송 작가 저우샤오쉬안은 “모든 소녀가 친구와 함께 극장에 가서 바비에 대해 논할 수 있다”며 “바비는 온전히 페미니즘에 관한 영화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매우 의미가 있다. 모든 극장이 페미니즘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저우샤오쉬안은 2014년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유명 진행자가 강제로 입맞춤을 했다는 사실을 2018년 폭로하고 고소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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