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아버지와 딸…천사 날개의 상징성
황규태(1938-)는 충청남도 예산에 출생하였으며 동국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사진기도 드물던 고등학교시절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1961년 '현대사진연구회'를 통해 사진에 입문하면서 두각을 내기 시작했다. 1963년 '제2회 신인예술상공모전'에서 수석상을 받고 그해부터 경향신문기자로 1965년까지 근무했다. 다큐멘터리 사진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 컬러현상소 암실기사로 일했다고 한다. 그 후 컬러 사진작가로 변화하였고, 1984년-199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미주 동아일보 대표를 지내게 된다. 그는 이미 1970년대 초부터 콜라주, 내러티브의 전개 등의 기법을 사진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미국 생활 27년 후인 1992년 고국으로 돌아와 작품 활동에 매진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대형 디지털 사진 작업을 선보인 작가다. 시작 무렵에는 자연과 인간이 피사체였고, 아날로그적인 기법으로 현상, 인화 과정을 거쳐 오며 기본에 충실한 작업을 했다. 기자로서 찍은 흑백 다큐멘터리 사진도 그의 주된 작업 방향이었다. 그에게 컬러사진과 컴퓨터의 등장은 그간 상상하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표현의 세계의 확장이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작업에 반영했을 뿐 아니라 그 이면에서 볼 수 있는 예술을 재미와 호기심도 채워갈 수 있어 설레고 만족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빛나는 바다>는 2003년 작품으로 '여덟 대의 유에프오'라는 소제목이 있는 사진이다.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찍은 아버지와 딸의 사진으로 아이에게 천사 날개가 달려 있는 아름다운 사진은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김두진(1973-)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이 작품은 르네상스 시대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을 차용한 디지털 페인팅이다. 3D모델링으로 일일이 초식동물 그중에서도 특히 사슴류의 머리뼈를 모델링한 다음 피에타의 형상으로 구축한다. 이러한 이미지를 디지털 회화로 형식으로 전환하여 수작업한 후에 최종으로 디지털 출력한다. 대리석이 아닌 동물, 그중에서도 초식 동물의 뼈로 축조된 피에타상은 지금까지 우상으로 숭배되어 온 서구-인류 문명이 무엇 위에 세워졌는지 은유한다. 김두진의 회화에서 초식동물로 상징되는 가장 취약한 계층은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 장애인, 여성, 이주노동자, 난민 등으로 불리며 희생을 강요당해왔다. 생의 이면에는 언제나 죽음이 있었지만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이 가까이 느껴지는 오늘,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 범죄와 차마 호명할 수 없는 죽음들은 평등하지 않다. 이름이 사라진 무수히 많은 뼈로 거대한 형태를 이루고 있는 우상의 모습은 수많은 약자의 침묵과 죽음을 말미암아 정상 사회를 유지하려 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닮아있다. 정상성이라는 허울 좋은 표피를 벗겨내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구조물은 이미 생명을 다한 뼈의 무덤이다.
김홍주(1945-)는 충청북도 회인 출생이며, 청주사범학교와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목원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목원대 명예교수다. 2005년 로댕갤러리에서 열린 대규모 전시회를 비롯해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는 1970년대에 S.T 그룹으로 활동을 하면서 개념미술의 방식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부터는 개념미술보다는 회화에 더 집중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했다. 그래서 1970년대에는 화장, 경대, 창문, 거울 테 등의 이미지에 자화상이나 인물, 풍경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이는 실제를 묘사하는 환영으로서의 회화가 아닌, 거울이나 유리에 비치는 상(象)과 그림을 같은 이미지로 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실제와 가상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 시도였다. 그리고 1980년대에 대전의 목원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면서, 큰 화면의 회화작업을 시도했다. 논, 밭, 도시, 산, 지도, 인물, 글씨 그림, 꽃 등을 세밀한 붓 터치로 사실적으로 그렸는데, 이는 여백으로 남은 배경과 강한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풍경의 경우 서양식 원근법이 아닌 전통 산수화와 같은 부감법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부터는 화려한 색감과 다양한 종류의 꽃을 확대하여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와 같이 소재가 점차 변하기는 하지만,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를 대상으로 하며, 그린다는 행위를 통해 형성되는 회화 자체에 관심을 일관되게 가지고 있다. 2002년에 제작한 역시 전체적으로 다섯 개의 녹색 꽃잎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듯 보인다. 그리고 김홍주의 다른 작품들처럼 이 세밀한 형상은 여백의 배경과 대조를 이룬다. 꽃잎을 이루고 있는 하나의 단위는 밝은 녹색과 노란색으로 채워진 둥근 사각의 형태로, 이 단위들이 모여 꽃잎을 이루고 거대한 꽃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이 꽃은 실재하는 어떤 꽃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며, 작가가 작은 붓 터치로 그려낸 행위의 집합체이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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