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돋보기] 호국평화의 고장 칠곡…“365일 현충일로”

김영재 2023. 7. 3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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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했던 워커 장군의 흉상 제막식.

사회와 축사, 환영사를 맡은 사람은 모두 중학생입니다.

내빈석도 맨 앞줄은 청소년들로 채워졌습니다.

각급 기관단체장들은 그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이 같은 행사는 한 중학생이 워커 장군 흉상 건립을 제안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김동준/중학교 3학년/워커 장군 흉상 건립 첫 제안 : "(워커 장군이) 칠곡군을 지켜주신 분이라서 저희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시작하게 된 활동인데,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게 되고 호응해주신 칠곡 군민분들이랑 도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이 들고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들어요."]

이 제안은 마치 군민운동처럼 번졌고, 5천여 명이 동참해 성금을 냈습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도에 사는 99살 어르신이 돈 봉투 하나를 들고 칠곡군청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김동준 학생의 뜻이 장하다며 장학금으로 주라는 거였습니다.

[박종석/칠곡군 공보팀장 : "칠곡 군민들은 호국의 도시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호국과 보훈에 관련된 사업은 적극적으로 동참해 왔습니다. 그런 자부심과 경험이 이번에 발휘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음악과 어우러진 낙동강변 분수대.

한여름 시원한 볼거리이면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분수대 폭이 62.5미터, 6.25전쟁을 의미합니다.

물줄기의 높이는 55미터, 낙동강 방어선 전투 기간 55일을 뜻합니다.

칠곡군이 강조하는 이른바 '365일 현충일'의 단면입니다.

항상 호국과 평화를 생각하자는 겁니다.

[이승규/칠곡군민 : "지나갈 때마다 분수를 보면 아 저게 6·25전쟁을 상징하는 큰 의미를 가졌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미국 참전용사 엘리엇 중위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상징물.

1950년 남의 나라 전장인 이곳에서 엘리엇이 실종되고, 평생 그를 기다리던 부인은 2015년 유골로 뿌려진 곳으로, 사후 만남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엘리엇 부부의 자녀들은 명예 칠곡군민이 됐습니다.

[유지민/칠곡군민 : "6·25전쟁과 같은 일이 없었다면 이런 엘리엇 중위 부부와 같은 일은 없었을 텐데 그래도 이 일을 통해서 지금과 같은 평화가 있기에 그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비록 소소한 이야기, 작은 소재라 하더라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호국 평화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칠곡.

낙동강변 3제곱킬로미터에 걸쳐 2천여억 원을 들여 조성한 U자형 복합관광단지도 호국과 평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고 백선엽 장군의 동상 건립이 대표적입니다.

이념적 논쟁이 여전한 가운데 자칫 친일과 반민족 행위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재욱/칠곡군수 : "그분들의 작은 과보다는 큰 공을 드높이면서 대한민국 좌우 양 날개의 균형을 칠곡이 맡게 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분이 수긍해 주시고 칠곡을 호국의 도시로서 인정해 주실 것으로 감히 자부합니다."]

호국과 평화를 최고의 가치로 앞세우는 칠곡.

역사적, 정신적 자산을 어떻게 계승할지, 그리고 지역발전과 어떻게 결합할지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재입니다.

촬영기자:박병규

김영재 기자 (ch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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