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자제 김가람도 "민주, 책임정치하라"…3만 교사 "교권침해" 호소 희석에 분노
"이주호 교육부가 서울교권조례 무산? 교권 '법률'로 챙겨"
박대출 "제정권 벗어난 곽노현發 조례 '14년 대법이 무력화"
與일각도 겨눈 장예찬 "체벌부활 쉐도우복싱 벗어나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 서이초 1학년 담임이던 새내기 교사 극단선택을 계기로 학생인권추락이 교권 추락 원인이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교권 침해란 본질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그저 여당과 정부 탓만 하고 있다"면서다. 특정 교원 노동조합 '간판'이나 정치성향을 내세우지 않는 자발적인 교사들의 추모 집회 열기가 이어지고 있음을 누차 강조하며 탈(脫)정쟁을 촉구하기도 했다.
광주 출신 청년정치인인 김가람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저 정부와 국민의힘 탓을 하는 민주당을 책임있는 정치세력으로 보기 어렵다. 사람이, 그것도 선생님이 돌아가셨고 (지난 29일) 3만여명에 달하는 전국의 선생님들이 그 죽음을 추모하고 '제대로 가르치게 해달라'며 거리로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여야 정쟁 현안에 말을 아끼던 것과 달리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김가람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서울 경복궁역 인근 교사 집회를 거론 "전국 3만여명의 선생님들이 폭염 속에서도 검은 옷을 입고 거리에 모여 교권 회복을 외쳤다. 교권은 어느 한 직업군에 대한 처우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는 문제"라며 "학생들이 커서 국가의 정체성이 되기 때문이다. 교육이 국가 백년대계라고 불리는 이유다. '선생님도 때리는 초등학생', '악성 민원'이 우리의 미래일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민주당은 그마저도 정부와 국민의힘을 탓하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서울시의 교권 조례 통과를 무산시켰고 그 때문에 교권이 추락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교육부는 '교권은 조례보다 상위 개념인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같은 해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수립해 교권 피해를 입은 교원에 대한 일시 보호, 학생 징계요구 등 내용을 담아 정부 입법으로 발의했다. 그 노력은 특별법 개정으로 이어졌다"고 반박했다.
이어 "교육부와 이주호 장관은 교권을 지역을 넘어 국가의 문제로 인식하고 더 넓고 강하게 보호하려고 했는데도 그저 정부와 국민의힘 탓을 하는 민주당을 책임 있는 정치세력으로 보기 어렵다"며 "지난 당정협의회에서 도를 넘는 교권 침해 사례에 대해선 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악성민원 방지 대책을 만들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교권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민주당도 정쟁을 멈추고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지도부 '공격수' 역할을 해온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이날 당정의 교권 강화 조치 방침을 '체벌이 목적'이라고 규정하는 야권과 여권 일각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그는 "그 누구도 체벌 부활을 교권 회복의 해답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무의미한 '쉐도우 복싱'에서 벗어나 실질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앞서 윤재옥 원내대표와 국회 교육위 간사인 이태규 의원도 '체벌 부활설'에 "시대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취지로 일축한 바 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특히 더 어려운 여건에 처한 특수교사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직위해제로부터 교권을 지켜내는 제도 개선이 필수"라며 "교권과 동시에 학생들이 교실에서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지켜드리겠다"고 했다. 한 유명 만화가가 특수학교를 다니던 아들의 행위가 학폭 현안으로 다뤄지는 것을 막던 담당교사 A씨를 오히려 도청하고, 아들에게 훈육성 언급을 한 점만 들어 '묻지마 고소'한 행적 논란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당 정책사령탑인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회의에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6년간 전국 공립 초중고 교사 100명이 극단 선택을 했고, 그중 57명이 초등교사였다고 한다. 교권 붕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또 얼마나 광범위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얼마 전 '내 딸도 (서이초 사건) 6개월 전에 똑같이 죽었다'며 울부짖던 한 아버지의 모습이 언론에 보도됐다. 그 따님은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였다고 한다"며 추모했다.
박대출 의장은 "서이초 새내기 선생님이 생전 일기장에 '숨이 막혔다'고 했다. 선생님을 숨 막히게 하는 법과 제도 하루속히 정비해야 한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100명의 선생님 가운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4년간만 비극이 70명에 이르는데도 민주당은 교권추락 주범이 이주호 장관과 여당이라며 가짜뉴스를 퍼뜨린다. 이런 적반하장이야말로 어이가 없다. 민주당은 남 탓할 게 아니라 반성이 먼저이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특히 "게다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진보교육감들은 학생인권조례를 손보는 것에 대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민주당의 무책임한 정치공세나 진보 교육감들의 책임회피는 교권 회복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며 "2012년 당시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도입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주도했던 이른바 교권보호조례는 2014년 대법원에서 조례 효력을 무효화했다. 법령의 위임 없이, 조례 제정권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가짜뉴스 퍼뜨릴 궁리만 하지 말고 우리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공교육 정상화 방안에 적극 협조해 교권 회복에 동참하기 바란다. 교육만은 정쟁의 영역에서 해방시켜 해법을 찾자"고 촉구했다. 학생인권조례 사수파인 진보교육감들에게도 "학생의 권리만큼이나 책무도 강화해야 하고 교사의 정당한 학생지도권도 보장받아야 학생의 학습권이 지켜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당정은) 교권을 바로 잡고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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