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는 왜 실적 엇갈린 '네카오' 모두 담았나

김다린 기자 2023. 7. 3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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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IT 언더라인
외인, 어닝 시즌에 국내 주식 매도
네카오 각각 1000억원어치 순매수
연준 긴축 종료 공산 커진 데다
AI 사업 밑그림 기대감 증폭

외국인 투자자가 어닝 시즌 최선호주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꼽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2주간(7월 17~28일) 네이버 주식 1005억원어치, 카카오 주식 107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1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국내 증시 종목은 8개뿐이었다. 그만큼 두 회사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상당했다는 거다.

연준이 긴축을 종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성장주 주식이 재평가받고 있다.[사진=뉴시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는 8월 3일, 네이버는 이튿날인 4일에 2분기 영업 성적표를 발표한다. 흥미로운 건 두 회사 실적을 둘러싼 증권가의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는 점이다.

일단 네이버의 전망은 좋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은 2조4306억원, 영업이익 3684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고, 영업이익은 9.5% 늘어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망대로라면 네이버는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한다. 주력인 광고산업의 업황이 신통치 않지만, 커머스 부문이 포시마크 인수 효과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호실적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반면 카카오는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조709억원, 영업이익 1244억이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어나긴 하지만, 문제는 수익성이다. 카카오가 2분기에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영업이익 1244억원은 2022년 2분기 거둬들인 이익(1710억원)보다 27.2%나 감소한 수치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조만간 공개한다.[사진=뉴시스]
[자료 | 한국거래소, 참고 | 7월 17~28일 누적 기준]

카카오의 주력 캐시카우 톡비즈는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대규모 사업·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할 만큼 부진한 계열사의 경영 상황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의 마진율 개선은 내년부터 가시화할 것"이라면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8000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실적이 엇갈리는 두 종목을 골고루 담은 데엔 이유는 있다. 곳곳에서 감지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종료 신호 때문이다. 연준은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는데, 시장에선 이번 인상이 사실상 마지막일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이 많다.

이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긴축의 시대'가 가고 '성장의 시대'가 온다는 건데,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네카오의 주식을 쓸어 담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증시의 대표 성장주다.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의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두 회사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매수세를 끌어들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주가 등락률이 각각 2.99%, -7.53%에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4.66%나 상승했다는 걸 고려하면 형편없는 주가 흐름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의 성장세가 꺾인 점이 1차적 원인이지만,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와 그에 따른 경기 침체 신호의 영향도 크다.

하반기에 호재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가 실적과 무관하게 두 회사에 베팅하는 요인일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점찍은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적인 관심을 얻고 있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공개일을 8월 24일로 확정했다. 기대감이 큰 만큼 반대로 두 기업의 AI 사업이 완성도가 낮거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주가는 되레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투자자의 어닝 시즌 네카오 베팅 성공 여부도 여기에 달려 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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