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스웨덴 “쿠란 소각 시위 막을 해법 찾겠다”

김보라 기자 2023. 7. 3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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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시위로 중동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스웨덴, 덴마크 정부가 이를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최근 연이어 일어난 자국 내 쿠란을 훼손하는 방식의 반이슬람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월부터 스웨덴 내에서는 쿠란 소각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주 덴마크에선 극우단체 회원들이 이라크, 튀르키예 대사관 밖에서 쿠란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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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시위에 참여한 한 사람이 ‘스웨덴 보이콧’이라고 쓰인 종이를 들고 있다. 이들은 덴마크 극우 정당 ‘강경 노선’의 라스무스 팔루단 대표가 스웨덴에서 쿠란 소각 시위를 벌인 것을 막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쿠알라룸푸르=AP 뉴시스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시위로 중동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스웨덴, 덴마크 정부가 이를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30일(현지 시간) 라르스 로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덴마크 국영방송 DR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 대사관 앞에서 쿠란을 소각하는 행위를 막을 법적 방법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별도로 낸 설명에서 “쿠란 소각은 소수의 개인이 저지르는 매우 공격적이고 무모한 행위”라고 거듭 비난했다.

이날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국가 안보와 스웨덴인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법적 분석을 시작했다”며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긴밀한 접촉을 했으며, 현 상황이 위험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최근 연이어 일어난 자국 내 쿠란을 훼손하는 방식의 반이슬람 시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월부터 스웨덴 내에서는 쿠란 소각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주 덴마크에선 극우단체 회원들이 이라크, 튀르키예 대사관 밖에서 쿠란을 불태웠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들이 덴마크와 스웨덴 정부에 항의했다. 예멘, 튀르키예, 알제리 등에서 항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는 20일 성난 시위대에 의해 스웨덴 대사관이 불타기도 했다. 6월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한 것도 쿠란 소각 행위를 허용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동안 두 정부는 쿠란 소각 시위를 비판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시위를 원천 차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스웨덴은 1970년대, 덴마크에서는 2017년 6월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신성모독법을 폐지했다. 하지만 이슬람권의 분노가 커지자 법적 대응 수단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법적 검토 사실을 밝히며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안보 상황에 처해있다”고 표현했다. 26일 스웨덴 당국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행위자들이 나토 가입 신청국인 자국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해 쿠란 소각 시위 사태를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스웨덴 정부는 15일 정부 기관에 테러 방지 능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표현의 자유 제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스웨덴 의회에서 두 번째로 큰 정당이자 반이민 정서를 보이는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그들이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표현에 대해 강의하도록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상하고 웃긴 일”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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