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교육과정에 기후문제 등 생태·환경교육 절실하다

한겨레 2023. 7. 3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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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교실에서는 에어컨 온도를 둘러싸고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무엇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온전히 경험할 학생들은 이 문제에 대해 대체로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편이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정책으로 화력발전소를 줄였을 때 영향력이 훨씬 큰 것처럼 기후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의 관심보다 교육과정 안에 기후문제를 포함한 생태·환경교육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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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이성제 | 김해고 교사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교실에서는 에어컨 온도를 둘러싸고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학생들은 에어컨의 온도를 최대한 낮추려 하고 나는 23도 이상으로 맞춘다. 올해는 이러한 눈치싸움이 예년과 달리 5월 말부터 시작됐다. 때 이른 더위를 참지 못한 일부 학생들이 아침부터 에어컨을 틀면 나는 5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선풍기 2대에 의지해 한여름을 보냈던 나의 고교 시절을 얘기하며 에어컨을 끄곤 했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니 학생들 입장을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고교 시절과 달리 지금은 5월부터 여름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로 인한 곡물 생산량 감소와 국제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러한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온전히 경험할 학생들은 이 문제에 대해 대체로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편이다. 이것은 학생들을 탓할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어른들의 책임이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학생들은 공부 말고 다른 곳에 관심을 돌릴 여유가 없고 무엇보다 기후변화를 학습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정책으로 화력발전소를 줄였을 때 영향력이 훨씬 큰 것처럼 기후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의 관심보다 교육과정 안에 기후문제를 포함한 생태·환경교육이 절실하다.

현재 중등학교 교육과정에 환경 교과가 있지만 이를 선택하는 학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환경 교과를 전문적으로 가르칠 교사가 거의 없다. 환경 교과를 선택하고 싶어도 가르칠 교사가 없어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경상남도에도 환경교사는 2명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 당국은 교육과정이나 교원 수급과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과는 크게 다른 환경에서 삶을 살아갈 학생들은 급변할 환경과 세상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함께 미래에는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생물 종 하나의 멸종이 인간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끊임없는 경제성장은 가능(필요)한가’, ‘과학과 기술은 기후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노력이 지금 우리 교육에 필요하다.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이지만 기후는 죽고 사는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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