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1만원의 사치'···생활용품 럭셔리 열풍

신미진 기자 2023. 7. 3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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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뷰티 시장에 불어닥친 '스몰 럭셔리' 열풍이 생활용품 시장까지 번졌다.

관련 업계는 자신의 건강이나 미용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나심비(나의 심리적 만족의 비율)' 트렌드에 단순 뷰티뿐 아니라 생활용품 시장에도 프리미엄 열풍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활건강(051900)은 2021년 영국 프리미엄 치약 브랜드 유시몰의 글로벌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유시몰과 바디케어 브랜드 '벨먼' 등 고가 제품군만 모은 자사몰 '밀리언뷰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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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한 사치' 소비 트렌드 확산
1만원 치약, 19만원 샴푸 불티
英유시몰 2년에 900만개 팔려
"두피, 잇몸도 스킨케어로 간주"
LG생건, 프리미엄 자사몰 오픈
고급 향수도 청소 클리너 내놔
[서울경제]

국내 뷰티 시장에 불어닥친 '스몰 럭셔리' 열풍이 생활용품 시장까지 번졌다. 고물가에 허리띠를 졸라매게 되자 적은 금액으로도 소소한 사치를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샴푸나 세제, 치약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이 같은 현상이 정체된 국내 생활용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판단하고 기능을 세분화하거나 상품군을 확대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31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치약 등 프리미엄 구강케어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신장률은 70%로 전체 신장률(43%)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샴푸·트리트먼트 등 프리미엄 헤어케어 매출도 약 20% 증가했다. 대표 고가 치약 브랜드는 '유시몰', '루치펠로' 등으로 100g 단품 기준 금액은 1만 원에 육박한다. 세제에서도 프리미엄 현상이 두드러졌다. 애경산업(018250)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탁세제 브랜드 '리큐 제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지난해 선보인 액체세제인 '리큐 제트 프로 파워샷'이 전체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초고농축 기술로 용량을 일반 액체 세제의 4분의 1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젊은 1인 가구를 겨냥해 감각적인 디자인을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에도 바디케어와 헤어케어 매출이 각각 200%, 400% 신장해 펜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인기 유럽산 헤어케어 브랜드인 '아베다'의 샴푸 가격은 1ℓ기준 19만 원으로, 비싼 가격에 출국 시 면세가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는 자신의 건강이나 미용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나심비(나의 심리적 만족의 비율)' 트렌드에 단순 뷰티뿐 아니라 생활용품 시장에도 프리미엄 열풍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뷰티케어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1% 하락한 반면 스몰 럭셔리 뷰티 시장은 26%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시아 주요 10개국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이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스킨케어의 범주를 입술이나 두피, 잇몸까지 넓히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뷰티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국내 생활용품 업체들도 프리미엄 제품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051900)은 2021년 영국 프리미엄 치약 브랜드 유시몰의 글로벌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유시몰과 바디케어 브랜드 '벨먼' 등 고가 제품군만 모은 자사몰 '밀리언뷰티'를 열었다. 올 상반기 밀리언뷰티몰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은 63%로 지난해 연간 성장률(34%)을 뛰어넘었다. 특히 유시몰의 누적 판매량이 국내 론칭 2년 여만인 올해 5월 900만 개를 넘어서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지난해 프랑스 니치향수 브랜드인 '딥티크'의 청소용 클리너와 세제 등 홈케어 컬렉션을 국내에 들여왔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기존 헤어케어 브랜드인 미쟝센에서 모발강화 효능을 강화한 '이너플렉스' 라인을 출시했다. 이 같은 프리미엄 시장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헤어케어와 바디케어 시장규모는 각각 1조 6261억 원, 467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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