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남녀노소 日제품에 푹 빠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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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8월, 김포 한 골프장에서 한 의사가 단지 일본차라는 이유로 렉서스 차량 3대를 긁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 제품 선호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노(NO) 재팬' 영향으로 눈치를 보면서 소비자들이 멀리한 경향이 있었다"며 "현재는 외교관계가 좋아지면서 일본이 가졌던 콘텐츠의 힘과 기술 수준 등이 부각되고 호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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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판매량 121% 늘어나
아사히 캔맥주는 품귀현상도
소비·정치현상 분리성향 생겨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8월, 김포 한 골프장에서 한 의사가 단지 일본차라는 이유로 렉서스 차량 3대를 긁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 전인 2011년 11월엔 일부 골프장들이 일본산 차량 입장을 불허하기도 했다.
이런 반일감정에 따른 소비행태가 최근 확 달라졌다. 남녀노소, 세대를 가리지 않고 정치적인 정서와 분리된 실용주의적 경제·문화소비 트렌드로 돌아섰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올 3월이후 잇따른 정상회담에서 한일관계를 복원한 분위기를 타고 엔저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국내에서 일본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 들어 렉서스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렉서스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6950대로 작년 동기보다 121.1%, 같은 기간 도요타는 3978대로 38.9% 각각 늘었다고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밝혔다.
지난 5월 국내에 출시한 아사히 생맥주캔은 '오픈런'에 관련 카페까지 생길 만큼 품귀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에 민감한 주류인데도 이 제품의 인기를 막지 못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는 "드디어 득템", "아사히 생맥주캔, 나도 먹고 싶다" 등의 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서 일본으로 떠난 여객수는 847만명으로 작년 동기(19만명)보다 44배나 급증했다. 2020년 6월 100엔당 1120원을 넘었던 원·엔화 환율은 작년말 963.20원, 31일은 896.73원 까지 떨어졌다.
문화 교류도 활발해졌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슬램덩크' 등이 인기를 끌면서 아이들과 함께 배경이 된 일본 소도시를 방문해 인증사진을 찍은 뒤 SNS에 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본 캐릭터 '시나모롤'의 경우 서울 홍대 인근에 전용 카페까지 생겼으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주말에 방문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나모롤 카페에 방문한 한 김 모씨(40)는 "딸이 시나모롤 캐릭터를 워낙 좋아해 친구들과 같이 놀러 왔다. 직접 와서 보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새롭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일본 열풍을 사회적인 흐름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한일 관계가 복원되면서 국민의 반일감정도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기시다 총리를 네 차례나 만나면서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를 복원한 윤 대통령은 다음달 18일엔 한·미·일 정상회의를 연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 제품 선호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노(NO) 재팬' 영향으로 눈치를 보면서 소비자들이 멀리한 경향이 있었다"며 "현재는 외교관계가 좋아지면서 일본이 가졌던 콘텐츠의 힘과 기술 수준 등이 부각되고 호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노 재팬·반중 정서를 겪으면서 소비와 정치 현상을 분리하고자 하는 성향이 생겼다"며 "소비자는 최선의 선택과 구매를 통해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데 정치색으로 이를 왜곡하는 건 후진적"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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