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기시다에 보낸 `오염수 서한`에 거짓말, 내정 훈수 결례까지"

한기호 2023. 7. 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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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연합뉴스 사진·디지털타임스 DB사진 갈무리>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보류'를 요구한 데 대해, 국가적인 원 보이스(One Voice) 원칙을 어긴 데다 "국가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1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일본의 기시다 초일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보류를 촉구한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로 각종 거리집회를 주도하며 거짓 선전선동에 나섰으나, 과학과 사실을 믿으신 국민의 냉정한 판단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또 다른 무리수를 뒀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염수 문제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국가적으로 '원 보이스'를 내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함에도, 정작 제1야당 대표가 앞장서서 정부와 다른 목소리로 국익을 해친다"며 "국내 정쟁에 이용하는 게 민주당의 특기라 해도, 어떻게 외국의 정상에게까지 서한을 보내 '국가 망신'을 자초하나. 게다가 이 대표가 보냈다는 서한의 내용을 보면 기가 차다"고 말했다.

앞서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가 사흘 전 주한일본대사관을 통해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의 우려와 반대 입장을 전했다"며 "이 대표는 일본이 검증되지 않은 오염수를 방류하려는 바다는 '미래에 태어날 아이들의 바다이자 지구 생명 모두의 바다'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진지한 고려를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서한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초유'의 일"이라면서 "인류의 바다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국제사회와 함께 나누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침수로 멜트다운 사고가 난 뒤 약 2년간 처리되지 않은 오염수가 그대로 방류된 바 있다. 이 대표는 상설협의체를 만들고, 한일 전문가그룹을 포함시켜 오염수 처리방안을 재검토하자고 했다.

또 일본 정부가 수락하면 관련 재정비용을 '주변국'이 마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원전 밀집도가 높은 국가 간 원전공동관리기구를 구성해 중국에도 협조를 촉구하겠다는 한편, 방류 보류 기간이 종료되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잠정조치를 청구해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시다 총리의 무거운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호소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서한 내용에 관해 "'IAEA(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가 과학적 검증을 한 것은 맞는지 의심하게 된다'라며, 대한민국 제1야당이 비과학적 선전·선동 전문정당임을 스스로 국제사회에 고백하는가 하면 '말의 무게는 오롯이 일본 정부가 져야 한다'라며 상대 국가를 향한 무례한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면서 "버젓이 외교서한에 거짓말을 하고 '일본의 다음세대' 운운하는 거침없는 훈수로 외교결례를 범하기까지 했다"고도 했다.

'거짓말'을 지적한 배경으론, 민주당이 18개 태평양 도서국에 서한을 보냈다가 아무런 공식 답변을 듣지도 못했음에도 당사국들이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고 명시한 점을 들었다. 유 수석대변인은 "다섯 가지 요구사항은 더욱 황당하다"며 "실현 가능성도 없는 공허한 외침을 늘어놓았을뿐더러, 이 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관련국들이 재정비용을 충당하게 만들고, 중국의 협조를 촉구하겠다고 얘기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만약 다른 나라의 야당 대표가 우리 대통령에게 이런 서한을 보냈다면 이 대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 말할 건가"라며 "외교에는 여야가 없어야 함에도 제1야당 대표가 국익 훼손에 앞장서고, 비웃음만 살 내용의 서한을 외국 정상에게 보낸 모습은 대한민국 외교사에 부끄러운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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