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물 무기화 이제 시작"…'제2 요소수 공포'에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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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의 수출 규제에 대한 '맞불'로 8월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통제를 시작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국내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당장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향후 중국 정부가 미국과 유럽 등을 겨냥해 첨단산업의 핵심 광물인 리튬·흑연·희토류 등으로 수출통제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제2의 요소수 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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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겨냥한 조치로 韓 영향 미미
中, 리튬·흑연·희토류로 확전 암시
산업계,비축량 부족 상황 예의주시
■산업계 "갈륨, 게르마늄 당장 영향없어"
7월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업계는 중국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통제를 하루 앞두고 대응 마련에 분주하다. 국내 산업계는 이들 광물의 경우 대체 수입이 가능해 당장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소재에 대한 중국의 점유율이 높아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퍼지고 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3일 "국가 안보와 이익보호 차원에서 8월1일부터 갈륨·게르마늄 관련 품목의 수출을 통제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유럽 핵심원자재 얼라이언스(CRMA)에 따르면 전 세계 갈륨 생산량의 약 80%, 게르마늄 생산량의 약 6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갈륨은 차세대 반도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소재 등으로 쓰인다. 특히 삼성전자와 DB하이텍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이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를 2025년까지 양산을 목표로 삼는 등 갈륨은 미래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게르마늄은 반도체 공정용 가스와 태양 전지 등 우주 기술에 사용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해당 소재들을 주로 사용한 제품이 아직 없는데다 제조 과정에서 극히 미량만 사용된다"면서 "수출통제에 대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도 당장의 영향은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 규제 강화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공급선 다변화 등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튬·희토류 확전시 '제2의 요소수' 재현
다만 중국의 이번 수출통제가 '끝이 아닌 시작'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튬·흑연·희토류 등으로 번진다면 국내에서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기술매체 MIT 테크놀로지리뷰는 최근 "중국의 수출 통제는 갈륨과 게르마늄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리튬이나 코발트, 니켈 등 사용량이 많고 단기간에 대체 공급망을 찾기 어려운 광물들을 협상 카드로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웨이장궈 전 상무부 부부장도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갈륨과 게르마늄 통제는 맞대응의 시작일 뿐"이라며 "중국은 사용할 수 있는 더 많은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 확전 가능성을 암시했다.
확전으로 이어진다면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이 유력하게 꼽힌다.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은 올 5월 말 기준으로 국내 비축량이 6일분이 채 안 돼 정부의 목표인 100일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갈륨과 게르마늄은 배터리 산업과는 관련성이 없지만 향후 리튬, 흑연 등 배터리 광물까지 확대 여부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 원장은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중국이 내세운 것은 다분히 미국과 유럽 등을 겨냥한 조치로 국내에 끼치는 영향은 전무하다"면서도 "미국의 대응에 따라 중국의 수출 통제 수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희토류·리튬 등 국내 산업계에 필수적인 원자재로 수출범위가 확대되면 대응방안이 전무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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