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찜통더위에 바다도 ‘펄펄’…양식어민 비상

서·남해 4개 내만 고수온 경보
다대포 앞 전년보다 2.5도 상승
본격 폭염 속 주의보 확대 전망
양식장 대량 폐사 등 피해 우려
경남도, 산소기·면역제 등 공급

전국에 연일 최고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안 수온도 급상승하고 있다. 양식장 등의 고수온 피해가 우려되면서 정부와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에 폭염이 덮친 31일 부산지방기상청에서 예보관이 폭염특보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국립수산과학원은 31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서·남해 4개 내만에 고수온 경보를 발효했다. 최근 전국적 폭염으로 연안 수온이 급격하게 올랐다. 서·남해 일부 해역은 28도 이상 수온을 보인다. 서·남해 4개 내만은 경남 진해만(31일 0시~낮 12시 평균 28.4도)을 비롯해 전남 여자만(〃 28.8도), 충남 천수만(〃 27.3도), 전남 득량만(〃 28도)이다. 고수온 경보는 수온 28도가 사흘 이상 지속될 때 발효한다.

수과원은 또 서해 중부와 남해 중부 연안에 고수온 주의보를 확대했다. 확대 해역은 전남 장흥 진목리~경남 통영 수우도, 충남 당진 도비도항~전북 군산 군산항 등이다. 고수온 주의보는 수온이 28도에 도달할 때 발효되며, 이날 확대된 해역의 수온은 26.4∼28.8도다.

앞서 지난 28일 수과원은 서·남해, 제주 등 17개 해역에 올해 첫 고수온 주의보를 발표했다. 해수부도 고수온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했다. 심각 단계는 ▷고수온 주의보가 15개 해역 이상일 때 ▷고수온 경보가 8개 해역 이상일 때 ▷고수온 특보 기간 수산생물 피해가 발생했을 때 발령한다.

올해 첫 고수온 주의보는 긴 장마로 예년보다 3주가량 늦어졌다. 지난해에는 7월 6일 첫 주의보가 발효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수온 상승 속도가 예년보다 매우 빠르다. 수과원에 따르면 부산 앞 남해연안 수온은 지난해보다 1~2도 정도 높다. 올해 7월 30일 기준 다대포 앞바다 수온은 26도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2.5도 높았다.

더군다나 계속된 수온 상승과 이에 따른 주의보·경보 확대 가능성이 커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주 비 예보가 없고, 남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고수온이 지속되면 양식생물 품질 저하와 대량 폐사 등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수과원 관계자는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고수온 해역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는 조승환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본부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또 고수온 특보 발표 해역을 비롯한 전국 연안의 수온 변동 상황을 관찰해 양식어가에 신속하게 전달할 방침이다.

지자체도 권역별 현장 대응반을 운영하는 등 어업인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통영과 거제 등에 대규모 양식어가가 밀집한 경남도는 연안 7개 시·군 해역을 중심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산소발생기 등 고수온 대응 장비 보급과 면역증강제 공급, 고수온 특약 보험 가입 지도 등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