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PK 다 넣었더라" 페널티킥 전담키커 요구…2G 연속골로 미트윌란 에이스 '자리매김'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조규성(25)이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제는 미트윌란 페널티킥(PK) 전담키커를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트윌란은 30일 오후 9시(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2라운드에서 실케보르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미트윌란은 2승(승점 6)으로 코펜하겐과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득실차에서 1점 앞서 선두에 올랐다.
미트윌란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규성, 구스타프 이삭센, 아랄 심시르, 파울리뉴, 크리스토페르 올손, 아르민 기고비치, 올리버 쇠렌센, 주니뉴, 스베리르 잉기 잉가손, 스테판 가르텐만, 요나스 뢰슬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릴 기회가 왔다. 이 역시 조규성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14분, 조규성이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았고 이삭센과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질주했다. 이후 접기 동작 후 우측면의 이삭센에게 다시 내줬다. 이삭센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PK)을 얻었고, 본인이 직접 키커로 나섰으나 킥이 크로스바 위로 솟구쳤다.
찬스를 엿보던 조규성이 팀에 추가 득점을 안겼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추가시간 11분, 미트윌란이 높은 위치에서 압박에 성공했고, 올슨이 빈 공간의 조규성에게 빠르게 내줬다. 조규성은 페널티 아크에서 흐르는 공을 잡지 않고, 다이렉트 땅볼 슈팅으로 처리했다. 좌측 하단으로 절묘하게 향해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었다. 조규성은 헤어밴드를 푼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더불어 카메라를 보며 자신의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크로스 핑거'도 잊지 않았다. 홈 팬들은 장내 아나운서의 "규성" 외침에 "조!"라고 연호했다. 조규성의 역할은 후반 29분까지였고 관중들의 쏟아지는 박수갈채 속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조규성이 기록을 세웠다. 지난 15시즌을 기준으로 미트윌란 첫 리그 두 경기에서 모두 득점한 세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18년 프랭크 오니에카(현 브렌트포드), 2020년 앤더스 드레이어(현 안더레흐트) 다음에 해당했다. 조규성은 지난 22일에 열렸던 흐비도우레와의 개막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한 바 있다.
이러한 활약에 PK 능력도 조명됐다. 덴마크 '스필엑스퍼텐'의 벤자민 린더 기자는 "이삭센은 이적 논란이 한창이고, 정신적으로 100% 집중하기 어렵다. 벌써 3개(2022-23시즌 포함) 중 2개를 불태웠다"라면서 "조규성은 지금까지 커리어에서 12개를 시도해 12개를 모두 넣었다"라고 작성했다. 즉, 조규성이 PK를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삭센은 올 시즌 미트윌란에서 PK 키커를 맡고 있다. 그리고 개막전과 2라운드에서 하나씩 놓쳐 원성을 샀다. 첫 번째는 골키퍼 손에 걸렸고, 두 번째는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경기를 쉽게 가져갈 기회를 무산시켰다.
조규성은 지금까지 놓친 적이 한 번도 없다. FC안양(vs 서울이랜드, 서울이랜드), 전북현대(vs 상하이상강, 수원삼성, 인천유나이티드, FC서울, 수원삼성), 김천상무(vs 포항스틸러스, 전북현대, 수원FC, 강원FC, 수원삼성) 소속으로 모두 골망을 흔들었다.
만약 조규성이 PK를 처리해 다 성공했다면 리그 2경기 4골도 가능했다. 그러면 현재 기준으로 어니스트 누아마(노르셸란‧3골)를 넘어 덴마크 수페르리가 득점 랭킹 1위가 될 수 있었다. 지금도 2골로 공동 2위(총 4명)에 올라있다.
이를 통해 조규성이 얼마나 신뢰받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조규성은 이날 슈팅 3회를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으며 볼 터치 21회, 키 패스 1회, 드리블 1회 성공, 지상 경합 2회 성공, 공중 경합 3회 성공, 피파울 1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평점 8.0점, '소파스코어'는 7.8점을 부여했다. 모두 경기 최고 평점이었다. '풋몹' 기준으로 조규성과 올손이 8.0점이었고, 그 아래 주니뉴(7.9점), 심시르(7.8점), 쇠렌센(7.5점), 가르텐만(7.4점), 기고비치(7.3점), 이삭센(7.1점), 뢰슬(7.0점), 잉가손(6.7점), 파울리뉴(6.6점)가 배치됐다.
미트윌란은 구단 홈페이지에 리뷰를 했고, 조규성 득점 상황에 "올슨은 페널티 박스 앞에서 자유로웠던 조규성에게 패스했다. 한국 공격수는 그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날카로운 슈팅으로 니콜라이 라르센 골키퍼를 무너뜨렸다"라고 작성했다. 조규성이 득점하자 박수치며 좋아했던 토마스 토마스베르 감독은 "조규성은 경기에 잘 참여했고 훌륭한 골을 넣었다"라며 흡족해했다.
한편, 조규성은 지난 11일에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까지 5년이고 이적료는 305만 유로(약 43억 원)로 알려졌다. 이는 미트윌란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TOP5에 달하는 액수다.
조규성은 "유럽에 올 기회가 많았는데, 이번 기회가 딱 맞는 것 같다. 미트윌란이 제일 열정적이었다. 올바른 이적이라고 확신한다. 팀원들과 친해지고,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변화가 이뤄졌고, 빨리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월드컵에서 큰 응원을 받았지만, 이미 끝난 일이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쏟아부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앞으로의 도전이 기대되며 유럽에서 나를 증명하고 싶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에이스 상징'인 등번호 10번을 단 조규성. 리그 개막전부터 기대감에 완벽 부응했다. 위협적인 찬스를 지속해 만들던 조규성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11분, 좌측면에서 파울리뉴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왔고 조규성이 문전 쇄도 후 다이빙 헤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관중들은 열광했고, 조규성은 카메라를 보며 '크로스 핑거' 세리머니를 펼쳤다. 의미가 깊은 득점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미트윌란의 창단 1,000번째 경기였다. 조규성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주인공이 됐다.
조규성은 경기 소감으로 "데뷔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 또, 골을 넣어서 기쁘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잊힌다. 앞으로 많은 경기를 앞뒀기 때문이다. 내 초점은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하는 것과 덴마크 축구에 익숙해지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덴마크 수페르리가 사무국 선정 1라운드 베스트 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포메이션은 4-4-2였고 전방부터 조규성(미트윌란), 마티아스 크비스트가르덴(브뢴뷔), 지오구 곤사우베스(코펜하겐), 모하메드 디오만데(노르셸란), 스벤 쾰러(오덴세), 어니스트 누아마(노르셸란), 파울리뉴(미트윌란), 프레데릭 팅게거(오르후스), 발데마르 룬드(코펜하겐), 아흐메드 일리야조프스키(흐비도우레), 토마스 미켈센(브뢴뷔)이 순서대로 배치됐다.
사무국은 조규성과 관련해 "미트윌란이 새로운 주전 스트라이커를 찾았을까? 그는 확실히 흐비도우레를 상대로 열정 넘치는 모습이었고, 경기에 확실히 잘 녹아들었다. 몇 번의 침투와 더불어 마무리를 지었다. 그 한국 공격수는 파울리뉴의 크로스를 경기 유일한 득점으로 연결하며 결승골을 만들었다"라고 평가했다.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덴마크 수페르리가 홈페이지,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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