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무더위…나흘간 온열질환자 311명, 사망자 10명

선풍기 사진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요일인 30일에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3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31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30일 6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올해 5월20일 이후 올해 온열질환자가 누적 1117명에 달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3명 늘어 올해 누적 13명으로 집계됐다.

장마가 끝난 다음날인 27일 이후 폭염이 계속되면서 30일까지 나흘 동안 311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 사망자는 10명이다. 질병청의 집계는 표본감시기 때문에 실제 온열질환 환자수와 사망자수는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대구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일 오후 수성패밀리파크 공공형 물놀이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물장난을 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1048명) 대비 보다 69명이 늘었다. 사망자의 경우 지난해 6명으로, 올해는 지난해 대비 2배가 넘었다.

올해 온열질환자의 78.1%는 남성으로 대부분이었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28.6%를 차지했으나 50대와 40대도 각각 20.2%와 13.7%였다. 40대 이상이 62.5%를 차지하는 셈이다. 어린이도 예외가 아니다. 10세 미만에서도 9명(0.8%)의 온열질환자가 나왔고 10대도 41명(3.7%) 있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218명) ▷무직(122명) ▷농림어업숙련종사자(96명) 순으로 많았다. 학생과 주부도 각각 51명과 44명 있었고 군인 중에서도 42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5일 광주 북구 일곡 제1근린공원 축구장에서 학생들이 운동 마치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북구는 무더위와 폭염에 대비해 일곡, 우산, 신용, 중외공원 등 4개소에 바닥분수를 이번달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연합]

가장 많은 온열질환은 581명의 환자가 겪은 열탈진이다. 일사병으로도 불리는 열탈진은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발생한다.

199명은 더위에 오래 노출됐으나 땀이 나지 않고 오심·구토 등이 발생하는 열사병, 198명은 더위 속에서 장시간 운동한 뒤 발생하는 열경련을 앓은 것으로 파악됐다.

발생 장소는 야외 작업장(353명), 논밭(162명), 길가(132명) 등 81.8%가 실외였지만 실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실내 작업장(71명), 집(43명) 등 실내에서 발생한 사례도 18.2%에 달했기 때문이다.

기온이 높은 낮시간 발생이 많지만 오전 6~10시(93명·8.3%), 오후 7시~자정(74명·6.6%) 등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시간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 광진구는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오는 9월 말까지 공휴일에도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광진구 제공]

기상청은 당분간 덥고 습한 아열대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도 전국 대부분의 체감온도가 35도 이상까지 치솟았는데 당장 다음달 1일~2일은 한낮 기온이 이보다 1~2도 더 높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 발령시 낮 시간대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술, 카페인,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과음·과용을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

수분 섭취가 중요하지만 온열질환자에게 음료를 억지로 먹였다가는 질식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온열질환자가 발생 시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물·얼음으로 몸을 닦거나 부채·선풍기 등 바람을 쐬어 체온을 내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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