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조선비즈와 ‘C포럼’ 공동 개최한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 | “올해 100개 스타트업 육성…사우디와 펀드 꾸려 중동 진출 지원”

이은영 조선비즈 기자 2023. 7. 3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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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 카이스트 전산학 석사, 전 SL2 대표이사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가 7월 7일 열린 C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조선비즈

“선배 창업가로서 후배를 돕겠다는 마음에 액셀러레이터(AC) 일을 시작했는데, 몇 년 만에 누적 투자금의 두 배가 넘는 이익을 가져다주는 걸 보고 사업화를 결심했다. 연말까지 100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목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운용사와 공동 펀드도 곧 조성할 예정이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AC는 내가 가진 경험치를 자양분 삼아 이제 막 시작하는 약자를 도와 상생하는 매력적인 금융업”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씨엔티테크는 2003년 국내 최초로 식품 주문 중개 서비스를 내놓았다. 배달 주문을 매장 포스기와 연계하고 전화 통합 주문, 홈페이지 주문, 브랜드별 애플리케이션(앱) 주문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국내 시장에서 세 가지 배달 주문 채널을 전부 확보한 씨엔티테크는 2015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길이 막히자 전 대표는 2012년부터 사회 환원의 일환으로 진행해 왔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을 사업화했다. 지금은 80명의 AC가 씨엔티테크 AC본부에 소속돼 17개 분야의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씨엔티테크는 지난해까지 4000여 개 스타트업을 육성했고, 310개 스타트업에 총 410억원을 투자했다. 2020~ 2022년 국내 AC 투자 건수 1위를 달성했다. 7월 7일엔 조선비즈와 함께 씨엔티테크의 지식과 노하우를 전하는 ‘C포럼’을 코엑스에서 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7월 7일 서울 강남구코엑스에서 열린 C포럼. 사진 조선비즈

액셀러레이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AC로서 역할이 부각되기 시작한 건 2019년이다. 그전까지는 스타트업에 투자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먼저 성공한 벤처사업가로서 후배들을 돕겠다는 마음이었다. 사업부도 없었다. 투자 계약 땐 우선주가 아닌 보통주를 받았고 계약서도 딱 1장이었다. 그러다 2018년에 푸드 테크 스타트업 ‘쿠캣’을 포함해 3개 기업의 투자금을 회수하게 됐는데, 40개 기업 누적 투자금의 2.5배를 회수했다. 그 순간 ‘액셀러레이팅을 사회 환원이 아닌 금융으로 접근했어야 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2019년에 코로나19가 닥치면서 해외 사업을 못 하게 됐다. 해외 사업을 담당하던 직원들을 재교육해 AC본부를 꾸렸다.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낙담했지만, AC라는 새로운 동력을 찾아 이날까지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

투자 철학이 궁금하다.
“모두에게 문을 열어두자는 것이 철학이다. 네트워크 기반으로 투자 팀을 찾지는 않는다. 우리의 투자가 필요한 팀이라면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려 한다. 투자 결정은 창업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고 하는데, 나름의 평가 방식이 있다. 창업팀을 만나기 전에 발표 가이드를 먼저 준다. ‘문제 정의→솔루션→필요한 기술→경쟁자→사업 모델→팀 소개’ 순서로 발표하라고 하는데, 각각을 통해 창업자의 경험치, 통찰력, 기술 전문성, 분석 능력, 겸손함을 본다.”

해외와 투자 협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운영사 사나빌 인베스트먼트와 공동 펀드를 조성하려고 논의 중이다. 올해 안에 만들려고 하고,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금융기관이 사우디 국부펀드를 펀딩에 참여시키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다. 홍콩,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투자 기관과 협업 경험이 도움 된 것 같다. 해외 투자 기관이 우리 투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한다거나 현지 진출을 돕는다거나 또는 직접 투자에 참여하는 식으로 오랫동안 협력해 왔다. 사나빌과 이번에 조성하려는 펀드는 중동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에 투자하려는 목적이다.”

최근 스타트업 생태계와 관련해 창업자들에게 조언한다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 혹한기가 왔는데, 금리가 다시 이전처럼 내려오려면 몇 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너무 모험적인 것보다는 약간은 보수적인 창업을 권하고 싶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보다는 시장의 문제 정의와 타깃이 정확한 B2B(기업 간 거래)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B2C 창업을 꿈꾼다면 당근마켓처럼 좁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하이퍼로컬(hyper local·동네 생활권) 창업을 권하고 싶다. 처음부터 전국, 전 세계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본인과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특히 광고비를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범위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좋다.”

최근 성황리에 제1회 C포럼을 마쳤다. 소감을 전해달라.
“이번 포럼을 통해 투자 업계와 스타트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 행사가 끝나고 제일 많이 들었던 피드백 중 하나가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같이 어우러져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쏟아낼 기회가 드물었는데 C포럼 덕에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됐다’는 것이었다. 투자자 중엔 씨엔티테크의 전략을 보면서 향후 투자 방향을 세우는 데 참고가 되었다는 반응도 많았다.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관계자가 참여해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아 뿌듯하다. 내년에도 기대해 달라.”

Company Info

회사명 씨엔티테크
본사 서울 서대문구
사업 푸드 테크 플랫폼, 액셀러레이터
창업자 전화성
설립 연도 2003년
매출 200억원(2022년)

Plus Point
스타트업 발굴 C포럼서 눈길 끈 한식 시즈닝

푸드테크 스타트업 ‘호랑이’를 공동 창업한 배우 이장우가 C포럼에 참석했다. 사진 조선비즈

7월 7일 서울 강남구에서 조선비즈와 씨엔티테크 공동 개최로 제1회 C포럼이 열렸다. ‘스타트업 투자 유치의 모든 것’을 주제로 네 개 분야별 세션이 열렸다. 투자자와 스타트업 대표 등 생태계 관계자 20명이 무대에 올랐다. 현장에는 애초 계획했던 500명을 넘긴 640명가량이 등록했고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2400여 명이 시청했다.

이날 포럼엔 배우 이장우가 깜짝 손님으로 등장했다. 그는 푸드 테크 스타트업 ‘호랑이’를 공동 창업해 씨엔티테크의 투자를 받았다. 호랑이는 자체 브랜드 ‘파우더쉐프’를 통해 조미료를 대체할 수 있는 ‘맛능가루’와 대파김치 밀키트, 오겹살 등을 판매하고 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이장우씨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요리 가루를 만드는 걸 보고 ‘저게 바로 푸드 테크’라고 말했는데, 신기하게 며칠 뒤에 투자 제의가 왔다”며 “보통은 이 분야를 스타트업이 아닌 소상공인이라고 많이 생각하지만, 시즈닝, 특히 한식 시즈닝은 상당히 트렌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공동 창업자는 “맛능가루 외에도 한식 60종을 가루화하고 있다. 한식은 너무 많은 양념이 필요한 것이 세계화의 걸림돌이었는데, 커피믹스 같은 가루 한 포에 김치만 넣으면 맛있는 김치찌개가 완성될 수 있게끔 하고자 한다”며 “거의 개발을 끝냈다. 앞으로 여러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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