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의 회복과 다음 세대의 먹거리 만들기

윤덕룡 전 한반도평화연구원장 2023. 7. 3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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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년째 공사가 진행 중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사진 셔터스톡

코로나19 발발로 직격탄을 받았던 관광산업이 살아나고 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관광객수는 14억610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로 세계 관광객 수는 10억 명 이상 급감해 30년 전 1989년 수준인 4억 명대로 줄었고, 세계 관광산업 피해액은 1조3000억달러(약 16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관광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스페인, 그리스 등은 경제 위기를 걱정해야 했고 스리랑카는 외화 수입 급감으로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까지 겪었다. 한국도 2019년 사상 최대치인 관광객 1850만 명을 기록했지만, 2020년 그 수가 300만 명 이하로 급감하는 위기를 맞았다.

윤덕룡전 한반도평화연구원장

하지만 지난해부터 관광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UNWTO의 세계관광동향(World Tourism Barometer)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세계 총관광객 수는 9억1700만 명으로 2019년의 63%를 회복했다. 지난해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나라는 프랑스로 4840만 명을 기록했다. 2018년 8930만 명에 비하면 54% 수준에 불과하지만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2위는 멕시코, 3위 스페인, 4위 튀르키예(옛 터키), 5위 이탈리아가 뒤를 이었다. 그리스, 오스트리아, 독일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일부 국가의 코로나19 통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유럽 국가가 상대적으로 더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10위권 유럽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가장 선호되는 관광 강국들이다.

유럽 국가들의 강점은 문화유산이다.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유산의 수를 기준으로 5위권에 드는 국가에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4개국이 포함돼 있다. 세계유산 최다 보유국인 이탈리아 관광자원은 대부분이 로마 시대에 만들어졌다. 다른 나라들의 유산도 대부분 그 나라가 가장 영화로웠던 시기에 건설된 왕궁이나 성당 등의 건축물 혹은 공공건물들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는 대부분 세계유산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진 국가들이다. 과거 선조들이 쌓아 놓은 자산이 지금 후손들에게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는 셈이다.

과거의 유산만 관광자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인이 가봐야 할 주요 명소중 하나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1882년 착공한 후 지금까지 141년째 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설계자인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사망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 예정이라고 한다. 완공된 부분은 이미 관광객에게 개방돼 있고 한편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매년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 입장료로 건축비의 상당 부분을 부담할 정도다. 아랍에미리트(UAE)의 팜아일랜드도 근래에 건설된 관광 명소다. 야자나무 형태로 섬들을 만들어 붙여진 이름으로, 2010년 완공된 인공섬이다. 페르시아만에 건설된 이 섬은 중동 지역만이 아니라 세계인이 찾는 휴양지이자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중동 지역이지만 석유가 나지 않아 관광산업을 육성한 두바이의 노력으로 만든 결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71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분기 384만 명의 44.6%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4분기 148만 명보다는 16.2% 증가한 수준이다. 상당수 관광객이 K콘텐츠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K컬처와 관광산업을 연계한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이나 한국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산업이 관광산업의 든든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다행스럽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인적 자산에 결합된 콘텐츠의 경쟁력만 아니라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세계유산을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금의 부를 당대에 소진하지 않고 대대손손 누릴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드는 세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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