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콘크리트 유토피아' 더위도 잊게 할 생존에 대한 질문, 당신의 선택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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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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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온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그리고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 모든 것이 무너졌지만 오직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소문을 들은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하는 입주민들. 생존을 위해 하나가 된 그들은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선 채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 세상과 달리 주민들에겐 더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 황궁 아파트. 하지만 끝이 없는 생존의 위기 속 그들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 규칙, 따르거나 떠나거나.
▶ 비포스크리닝
신선한 설정과 에너지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잉투기'의 엄태화 감독이 '가려진 시간' 이후 7년만에 신작을 내 놓았다. 엄태화 감독의 영화가 대중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영화가 기대되는 이유는 전 세계 152개국 선판매를 시작으로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하와이 국제영화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도 공식 초청되었다는 소식 때문이다.
물론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등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기에 연기적으로도 기대가 되지만 실제 주차장까지 구비된 3층짜리 복도형 아파트를 지어가며 현실성을 더한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다고 하니 CG로 달도 구현해 내는 세상에서 어떤 디스토피아를 그려낼지 기대가 된다.
▶ 애프터스크리닝
사정없이 부서지고 폭발하고 무너지는 세상은 이제 더 이상 신선한 볼거리는 아니다. 엄청난 VFX기술력으로 상상 가능한 그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영화적 기술에도 불구하고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기술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를 드라마틱하고 날카롭게 그려내며 오랜만에 생각하며 볼만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재난 이후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 한 동. 그 안에 사는 주민들과 그 주변 동네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모두가 위기에 처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안도감을, 누군가는 생존의 위험을 느낀다. 안전하게 살아 남을 사람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발할 것인가? 처음부터 쉽지 않은 선택의 상황이 벌어지는데, 극중 인물들은 비자발적으로 점점 극한으로 내몰리게 된다.
이 영화의 묘미는 예측가능한 스토리냐 야니냐가 아니다. 기절초풍할만한 반전도 중간중간 많지만 가장 관객들의 마음을 괴롭히는 건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이다. 순간의 선택들이 모여 종국의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과연 나였다면 다른 결과를 도출할수 있었을까?
정답이 없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하고, 그 질문에 닥친 배우들의 기가막힌 연기를 보면서 나의 대답이 정답일지 오답일지를 계속해서 체크하게 만든다.
이 와중에 이병헌의 연기는 진짜 소름이 돋는다. 역시 이병헌! 돌변하는 눈빛과 처음보는 표정까지, 그토록 많은 작품으로 이병헌의 모습을 봐 왔지만 아직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는 면에서 그는 참 대단한 배우였다.
박서준과 박보영의 상황에 깊게 몰입된 연기도 좋았다. 관객들의 시선을 박서준, 박보영이 양 극으로 끌고 가게 한다. 과연 나는 박서준의 입장을 따라갈 것인지, 박보영의 입장을 따라갈 것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오락가락 선택을 번복하는 자신을 느낄수 있을 것.
극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는 김선영이 연기한 부녀회장이다. 김선영의 온 몸을 던진 연기는 이 영화가 표방하는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엄태화 감독의 전작들을 다시 살펴보고 싶어질 것. 도대체 어떤 감독이었기에 이런 작품을 7년만에 뚝딱 만들어 낸 거지? 무더위도 잊게 만드는 사유하는 영화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월 9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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