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가 정말 LG와 계약할까요?” KBO 호기심 폭발, 시장 최대어 대접 맞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G는 29일 키움과 트레이드로 우완 선발 자원인 최원태(26)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유망주인 내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그리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넘겼다. 업계 관계자들은 “KBO리그에서 보기 드문 메이저리그식 트레이드가 성사됐다”고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LG의 전략은 간단하다. 무조건 올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LG는 최근 2~3년간 꾸준히 대권에 도전할 만한 전력으로 손꼽혔다. 그럴 만한 선수층도 가지고 있었고, 실제 정규시즌 성적도 계속 상위권이었다. 그러나 매번 한 발이 모자랐다. 그리고 이제 주축 선수들은 하나둘씩 나이를 먹는 상황. ‘골든타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는 무조건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이 읽힌다.
LG는 31일 현재 53승33패2무(.616)로 2위 SSG에 2.5경기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마운드가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불펜 필승조 불안이야 다른 선수들로 어느 정도 메웠지만, 김윤식 이민호라는 토종 선발들의 부진은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까지 들쭉날쭉한 상황에서 정규시즌 우승 및 한국시리즈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수준 높은 선발 투수가 반드시 필요했다. 최원태는 그 퍼즐이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5년 키움(당시 넥센)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최원태는 견실한 선발 투수로 꾸준하게 활약해왔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는 등 KBO리그 통산 67승을 거뒀다. 근래 들어서는 다소 부침이 있었으나 올해 18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하며 확실히 반등했다. LG 데뷔전이었던 30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최원태가 LG 전력과 구상에 절대적인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한 가운데, 이번 트레이드는 LG의 향후 움직임을 놓고도 업계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모으는 트레이드이기도 하다. 1994년 이후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LG가 우승에 ‘올인’한다는 것은 이미 잘 드러났다. 문제는 우승 여부와 무관하게 그 다음이다. 최원태를 둘러싼 여러 계산이 꽤 복잡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호기심이다.
최원태는 이미 군 복무를 해결했고, 정상적으로 부상 없이 뛴다면 내년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LG에 남겨진 서비스 타임은 1년 반이다. 최원태가 FA 시장에 나가기 전 눌러 앉히려면 올 시즌 뒤 비FA 다년 계약을 하는 방법이 있다.
최원태가 FA 자격을 얻는 시점은 28세 시즌을 앞두고다. 리그에 좋은 토종 선발투수를 찾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실적과 나이를 동시에 갖춘 최원태는 큰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이번 트레이드로 최원태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타 팀에 비해 한 번 더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그것도 다른 팀들의 입찰이 제한된 올 시즌 뒤 독점적인 기회가 있다는 건 생각보다 꽤 크다.
LG로서는 유망주 패키지를 내준 만큼 최원태를 1년 반만 쓴다고 하면 우승 여부와 무관하게 아까운 감이 있을 수 있다. LG가 최원태를 영입하면서 다년 계약 및 향후 계약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밑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모두가 추측하는 이유다. 다만 업계에서는 LG의 샐러리캡 문제와 시장 상황을 들어 장담하기는 어려운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LG는 김현수 오지환 박동원 등 고액 연봉자들이 적지 않다. 샐러리캡이 도입된 상황에서 그렇게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다. 2023년 시즌 개막을 기준으로 상위 28명의 총 연봉은 65억4200만 원으로 적지 않은 편이다. 여기에 함덕주 고우석 등 몇몇 주축 선수들이 순차적으로 FA 자격을 얻게 될 미래까지 고려하면 샐러리캡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 샐러리캡이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피해갈 수 있다. 계약 기간의 뒤쪽으로 연봉을 몰아주는 방법이 가장 흔하다. 혹은 다른 선수들과 계약을 연계해 홀수해와 짝수해의 연봉 격차를 크게 만드는 편법도 가능하기는 하다. 우승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정 안 되면 1년 정도는 벌금을 내는 방법도 있다. 구단의 의지다. 다만 최원태의 의지는 구단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한 구단 단장은 “최원태가 시장에 나오면 여러 팀이 달려들 것이다. 많은 팀들이 영입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최원태만한 조건을 갖춘 선발 FA 투수가 별로 없다. 최원태로서는 시장에 나오는 게 이득일 수도 있다”고 결정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기량과 성적에 자신이 있다면 LG의 다년 계약안을 고사하고 시장에 나와 경쟁을 붙이는 게 가장 현명하다는 의미다.
앞으로 시장에 나올 최대어는 단연 이정후(키움)지만, 이정후는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언한 상황으로 타 팀으로서는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그런 이슈가 상대적으로 잠잠한 최원태는 당장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매물이다. 다른 팀들은 최원태가 LG와 미리 계약하지 않기를 바라는 게 당연하다.
어쨌든 LG는 주사위를 과감하게 던졌고, 우승에 올인했다. 지난 몇 차례 그러한 움직임에도 궁극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한 LG라 부담이 되는 것은 현실이다. 미래 예상이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를 떠나 그 과정 자체의 의지는 분명히 높게 평가해야 한다. LG의 이번 결단이 모든 토끼를 다 잡는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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