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비상'… 상반기 국세수입 40조 줄어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3. 7. 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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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비 18% 줄어 감소폭 최대
실적악화 대기업 법인세 줄고
부동산 거래 줄며 양도세 급감

올해 상반기 국세 수입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40조원 가까이 줄었다. 주요 대기업의 실적 악화 등으로 법인세수가 감소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부동산 거래 감소로 양도소득세가 덜 걷힌 점도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에 걷힌 국세는 연간 목표 세수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세 수입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9조7000억원 줄어든 17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감소폭은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에 따라 6월 국세 수입의 예산 대비 진도율이 44.6%에 그치면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6월까지 걷힌 국세가 연간 목표치의 50%에 크게 미달한 셈이다. 특히 6월 진도율은 전년 동월 진도율(55.1%)보다 10.5%포인트, 최근 5년 평균 진도율(53.2%)에 비해서는 8.6%포인트 낮다.

소득세수 감소가 국세 수입이 쪼그라든 데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상반기 소득세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1조6000억원 줄어든 5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양도소득세 감소분이 9조9000억원으로 85.3%를 차지했다. 6월만 놓고 봐도 양도세수는 크게 줄었다. 작년 6월에는 양도세가 1조9000억원 걷혔지만 올해 6월에는 9000억원에 그치면서 1조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했다.

법인세수 감소도 국세 수입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법인세는 1년 전보다 16조8000억원 감소한 46조7000억원이 걷혔다. 기업 영업이익이 줄어든 점, 지난해 중간예납 때 미리 납부된 세금 규모가 컸던 점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올 들어 6월까지 법인세수 감소폭은 전달 누계(17조3000억원)보다는 소폭 줄었다. 이는 6월 법인세 원천징수분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올 상반기 부가가치세수는 35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조5000억원 감소했다. 세정 지원에 따른 기저 효과와 수입 감소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7000억원 줄어든 5조3000억원이 걷혔다. 이는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깎아주는 조치 등에 따른 결과다.

6월 종합부동산세는 1년 전보다 2000억원 덜 걷힌 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세는 수입액이 줄면서 4000억원 줄어든 5000억원이 걷혔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상반기 어려웠던 경제 상황이 반영되면서 6월까지도 세수 감소세가 지속됐다"며 "법인세 중간예납, 부동산·주식 시장, 수출입 동향 등이 향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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