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저출생 해소, 경력단절 여성 지원과 사회적 고민 필요"
"2022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욕구와 정책 지원방안 연구"
"여성의 낮은 고용률 30대 초중반 결혼·출산·육아 등 경력단절 원인"
"2022년 기준 제주 경력단절 여성 11만명 정도, 9.9%"
"지원정책 있어도 제주지역 영세기업 많아 육아휴직제도 사용 어려움"
"양질의 여성 일자리 창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가장 원해"
"관광 외 산업 전략적 육성 다양한 일자리 개발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3년 7월 28일(금)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선민정 연구위원
◇박혜진> 제주 사회에서 저출생문제, 돌봄문제,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 등 여러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 다양한 얘기를 나눠보는 저출생극복제주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지역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욕구와 정책 지원방안에 대한 연구를 한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의 선민정 연구위원을 스튜디오에서 만나봅니다. 연구위원님 안녕하세요?
◆선민정> 네. 안녕하세요.
◇박혜진> 제주지역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욕구와 정책 지원방안에 대한 연구는 언제 어떻게 하게 되신건가요?
◆선민정> 제주지역 경력단절여성 연구는 2022년 상반기에 진행됐습니다. 많은 여성이 출산 이후 경력단절을 겪는 경우가 많고, 경력단절 이후에는 이전의 동일업무로 다시 재취업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지원을 위한 연구를 하게 됐습니다.
◇박혜진>제주지역의 여성고용률은 어느 정도이고, 낮은 고용률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선민정> 제주지역 여성고용률은 2022년 기준 64.4%로 남성 75.5%보다 11.1%p 더 낮습니다. 여성의 낮은 고용률은 30대 초중반에 결혼, 출산 및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은 경력단절 이후에 다시 취업하려해도 일자리를 찾고 얻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자리를 얻더라도 임금이 낮고 처우가 열악한 일자리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경력단절은 우수한 여성인력의 유실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혜진>제주지역 경력단절 여성들 규모나 상황은 어떻습니까.
◆선민정> 통계청의 지역별고용조사는 경력단절여성을 15~54세 기혼여성 중 현재 비취업인 여성으로서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돌봄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경력단절여성 정의에 따랐을 때 2022년에 제주에서 경력단절여성은 11만명 정도이고, 그 비율은 9.9%로 나타났습니다.
◇박혜진> 현재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지원정책은 있는지요.
◆선민정> 경력단절여성을 지원해 주는 주요 정책으로는 경력단절여성의 경제활동 촉진을 위해 직업교육훈련을 지원해 주는 사업과 경력단절 예방 사업이 있습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직업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기관으로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있으며, 제주시에 1개, 서귀포시에 2개 기관이 있습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는 여성 직업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취업상담, 취업알선, 새일여성인턴제, 사후관리 등 다양한 취·창업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서는 출산·육아기 근로자 지원강화, 일 생활 균형 정착을 위한 기업 지원, 성평등 직장문화 확산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업 추진으로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과 경력단절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다만 여전히 출산, 육아로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많이 있습니다.
◇박혜진>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의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선민정> 제주지역은 영세한 기업이 많다보니 육아휴직제도 사용이 활성화되지 못해 출산, 육아 등으로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급작스러운 자녀돌봄으로 일을 병행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아서 기업에 대한 일 생활 균형 지원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박혜진> 연구하시면서 경력단절 여성들을 많이 만나보셨을텐데 이들이 원하는 요구사항들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선민정> 본 연구는 경력단절여성 실태와 정책 수요를 살펴보기 위해 제주에 거주하는 만 25~54세 경력단절여성 총 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경력단절여성들이 가장 원하는 정책은 양질의 여성 일자리 창출과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로 나타났습니다.
경력단절여성들은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에 도전하지만 자녀의 주돌봄자인 여성에 대한 기업의 편견과 차별로 원하는 일자리로 재진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경력단절여성들은 더욱 양질의 일자리 마련을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경력단절여성들은 유연근무, 육아휴직 보장 등을 해주는 기업의 가족친화제도 활성화가 필요하고, 보육시설 확충과 아이돌보미 사업 확대 등 자녀 돌봄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경력단절여성이 재취업할 수 있고,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산, 육아 등 지원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박혜진> 이주민들이 일자리 구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조사도 하셨다구요.
◆선민정> 경력단절여성 중 이주자 76명을 대상으로 제주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인식하는 정도와 그 이유를 조사했더니 이주한 경력단절여성 중 제주도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인식하는 경우는 54.7%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는 다양한 일자리가 없어서가 47.7%로 가장 높았고, 일자리 정보의 부족이 15.4%, 취업과정 및 임금의 선주민과의 차별이 9.2%, 제주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가 7.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박혜진> 어떤 점이 개선돼야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십니까?
◆선민정> 제주도는 주력산업이 관광이다보니 숙박 및 음식점업, 도매 및 소매업으로 업종이 편중되어 있습니다. 이주 경력단절여성들이 다양한 일자리가 없어서 일자리 구하기 어렵다는 의견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많은 청년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관광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여 다양한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선주민보다 일자리 정보가 부족할 수 있으니 이주 경력단절여성들이 일자리 정보에 원활하게 접급하고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박혜진> 이번 연구를 하면서 느낀점은요.
◆선민정> 경력단절여성들은 1년 이내에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다시 일하고자 하는 이유로 가계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가 64.3%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일하고 싶고, 경제적인 이유로 일을 해야 하는 경력단절여성을 위하여 많은 지원이 필요하며,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차별과 편견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시점에서 사회적인 인식도 개선돼야 할 거라 느꼈습니다.
◇박혜진>제주지역 저출생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선민정> 제주도의 2022년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2021년부터 1명대가 무너졌습니다. 전국의 2022년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제주도가 전국에 비하여 합계출산율이 높긴 하지만 제주도도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입니다.
◇박혜진>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선민정> 저출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앞서 말씀드린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는 저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이유 또는 자아실현을 위해 일에 대한 중요도는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이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성이 출산, 육아로 인하여 경력단절을 겪게 되는 사회문제는 여성으로 하여금 임신, 출산을 하는데 많은 장애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저출생 해소를 위해서도 여성의 경력단절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녀를 낳았을 때 안전하게 자녀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자녀 돌봄을 위한 지원이 촘촘하게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기업의 일생활균형 제도가 뒷받침이 돼야 할 것입니다. 즉 기업의 근로자 남녀 모두를 위한 육아휴직제도 활성화, 다양한 유연근무제 마련과 사용가능한 기업문화 조성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박혜진> 앞으로 연구활동 계획은요?
◆선민정> 현재 '제주지역 청년남녀의 일과 삶 실태와 성평등 공감 과제'와 '제주지역 여성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일과 독립, 가정 형성 과정과 경험을 들으면서 청년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성평등 공감 과제를 제안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성기업이 영세하고 생존율이 낮은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모색을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선민정> 저희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여성, 성평등, 아동, 청소년, 가족 등의 분야를 연구하는 제주도 출연 연구기관입니다. 앞으로도 도민들의 삶에 시급하고 중요한 이슈와 사회문제를 발 빠르게 파악하고 실태를 조사 연구해 정책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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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박혜진 아나운서 zzzin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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