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교육 핑계로 이혼하자는 남편, 생활비와 양육비 받을 수 있을까?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31일 (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소연 변호사

- 별거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상호 부양 의무가 있어

- 이혼 소송 중 기각을 구하면서도 사전처분으로 부양료, 양육비를 청구할 가능해

- 부양료 액수는 별거 전에 지급된 생활비를 고려해서 정해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40대 가정주부이고, 세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남편은 삼겹살집을 세 군데나 운영하느라 바빠서 그동안 집안일과 자녀들을 돌보는 일은 제가 도맡았죠. 저는 아이들에게 일타강사가 있는 유명학원에 보내면서 유난을 떨었지만, 아쉽게도 아이들은 공부에 영 소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남편은 아이들 성적이 잘 안 나오는 문제를 제 탓으로 몰고 가더라고요. '학원비가 왜 이렇게 비싸냐' '엄마를 닮아서 머리가 안 좋다'면서 시비를 걸어왔죠.처음에는 정말 아이들 성적이 걱정돼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평소 남편은 학벌에 대해 자격지심을 갖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오래지 않아 아이들의 성적은 핑계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이들 성적 문제 때문에 크게 다퉜던 날이었습니다. 남편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짐을 착착 싸서 집을 나가버리더군요. 제가 몇 번이나 설득하고, 아이들이 연락을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정확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한창 공부할 시기인 아이들 세 명과 집에 덩그러니 남겨지게 됐는데, 남편은 생활비와 양육비도 딱 끊더군요. 그 문제로 제가 연락을 하자, 남편은 되려 저한테 이혼 소송을 제기한다고 했죠. 저는 아이들을 봐서라도 절대 이혼만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대로 생활비나 양육비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운데요, 이혼은 안 하고 별거 중일 때도 부양료나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까요?" 사연자분은 남편과 별거 중인데요. 별거 중에도 부양료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셨습니다. 가능할까요?

◆ 김소연 변호사(이하 김소연): 부부 간에는 부양 의무가 있습니다. 혼인관계의 본질적 의무 중 하나인데요. 부양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 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을 해서 부부 생활의 유지를 가능하게 합니다. 별거하면서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여도 법률상 혼인관계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는 부부 간의 부양 의무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별거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상호 부양 의무가 있죠. 다만 별거 상태가 부부 일방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를 거부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부양료를 구할 수 없고요.

◇ 조인섭: 그러면 사연자분의 남편은 이혼 소송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는데 결국은 이혼 소송으로 가게 될 것 같긴 합니다. 그러면 이런 이혼 소송 진행 중에도 사연자분이 남편을 상대로 부양료나 양육비 받을 수 있을까요?

◆ 김소연: 네, 제가 전에 사전처분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이혼 소송이 이미 들어온 상태라고 하면 기각을 구하면서도 사전처분으로 부양료나 양육비를 달라고 청구할 수가 있겠습니다.

◇ 조인섭: 사전처분이라고 하는 게 뭔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까요?

◆ 김소연: 사전처분은 법원에 신청을 하거나 법원에서 직권으로 내려주시는 건데요. 그 내용은 소송 중에 정해져야 될 사항들, 예를 들어서 양육비 같은 거는 소송 중이라고 해도 길어지게 되면 필요한 부분이잖아요. 그래서 법원에서 정해주시는 부분입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최종 판결이 나기 전에 사전에 미리 어떤 처분을 법원에서 해 주는 거네요. 보통은 양육비, 부양료, 면접 교섭 이런 게 되겠습니다. 그러면 이 사연의 경우는 만약에 사연자분 본인이 이혼 소송 제기하더라도 부양료, 양육비 이런 거 사전처분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 김소연: 사전처분으로 반대로 내가 이혼 소송을 제기를 하면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에 배우자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은 우리가 청구한 대로 인정을 해주거나 부양료를 잘 지급하겠다고 동의를 할 수도 있겠죠. 그럼 사전처분으로 부양료, 양육비를 잘 지급하도록 법원에서 결정을 내려주실 수도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이혼 소송 중에도 부양료나 양육비 받을 수 있다라고 하는 이야기네요. 그러면 이러한 부양료 액수는 어떻게 정하나요? 일정한 기준은 좀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소연: 부양료 액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서 판단을 하게 됩니다. 당사자 쌍방의 재산 상태, 수입의 생활 정도 및 경제적 능력에 대한 부분을 가장 먼저 보게 되겠죠.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 부양이 필요한 정도도 다르니 그 부분도 고려를 하고요. 저는 주로 부양 의무자와 받는 자의 생활의 차이를 강조를 하는 편입니다. 별거 후라고 해도 일방만 너무 힘든 상태를 계속하는 생활을 하게 되면 안 된다는 논리로 청구 입장이든 기각 입장이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사실은 부부지간에는 어떻게 보면 동등한 정도의 생활을 유지할 권리는 있기는 하니까요.

◆ 김소연: 그동안 부양 의무를 어떻게 이행해 왔는지도 꽤 중요합니다. 별거 전에는 생활비를 그동안 얼마를 지급해 왔냐, 이렇게 질문을 많이 드려요. 별거 전과 후가 너무 차이 나면 또 안 된다는 논리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혼인생활 파탄의 경위와 정도도 고려를 합니다. 아무래도 일방의 잘못 없이 별거를 하게 되었는데 부양까지 못 받게 된다면 가혹한 일이 될 수 있겠죠. 혼인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된 게 아니면 다시 부부 공동생활을 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부양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 조인섭: 이러한 부양료, 부양료 이외에 사연자분은 양육비도 필요하실 것 같은데요. 그럼 양육비도 별거 중에도 받을 수가 있을까요?

◆ 김소연: 부부 간의 혼인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한,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는 혼인 비용에 포함된 것이므로 별거하면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부의 일방은 다른 상대방에 대해서 혼인생활 비용의 분담 청구의 일종으로 양육비를 청구할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별거 중에도 받을 수 있다.

◆ 김소연: 네, 그 기한은 별거 상태가 해소되는 날 또는 혼인 관계 종료일 또는 사건 본인이 성년에 이르는 날까지로 정해지고는 하는데요. 부양료 안에 이런 양육비가 포함될지 아니면 별개일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른 부분도 있다고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런데 저는 실제로는 별개로 지급받도록 하는 결정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이런 양육비 같은 경우에 정해지는 일정한 기준이 있을까요?

◆ 김소연: 일단 서울가정법원의 양육비 산정기준표라는 게 있습니다. 거기를 보시면 부부의 소득 기준에 따라서 세전 소득에 따라서 표가 있는데요. 가로, 세로 해서 연령에 따라서 겹쳐지는 부분에 그 정도 양육비가 든다. 이걸 소득 비율에 따라서 나누는 것 정도로 원래는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여기서는 일방이 가정 주부셔서 무직인 상태나 다름없기 때문에 최저 양육비 정도를 빼고 결정하게 되겠네요.

◇ 조인섭: 실제로 서울가정법원의 경우 소득이 아예 없는 경우에도 거의 1인당 50만 원 정도는 나오고, 물론 30~40만 원 정도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요. 가장 많은 경우는 1인당 판결로 400만 원까지 나오기도 하죠.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자면 사연자분은 남편이 일방적으로 가출을 한 뒤 부양료와 양육비를 받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계신데요. 만약에 이혼 소송이 들어온 상태라고 하면 기각을 구하면서도 사전처분이라는 걸로 부양료나 양육비를 달라고 청구할 수 있고요. 부양료 액수는 별거 전에 지급된 생활비를 고려해서 정해진다는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또 별거 중이더라도 양육비 역시 청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여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소연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