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스포츠 중계로 2030 충성고객 쑥쑥
스포츠 빅이벤트 잇달아 따내
고객들 이커머스로 유인
멤버십 강화해 매출로 연결
맞춤형 상품 제안도 본격화
쿠팡이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클럽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쿠팡플레이시리즈'가 올해도 흥행하면서 2030 충성 고객 만들기에 성공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를 핵심 '킬러 콘텐츠'로 점찍고 지난해에만 유료 멤버십 가입자를 200만명 늘린 쿠팡은 올해 국내 프로축구 독점 생중계와 포뮬러1 월드 챔피언십 중계 등을 잇달아 따내며 이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한 쿠팡플레이시리즈는 '맨체스터 시티 vs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2차전이 성황리에 마무리되며 지난해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경기 예매가 시작될 때(6월 28일)부터 서버가 다운되는 등 과열 분위기를 보였고, 경기 당일인 지난 30일에는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는 등 악천후에도 6만4185명이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에서 지난해 손흥민 선수가 속한 토트넘 홋스퍼 FC 경기 두 차례에만 300만명의 유니크뷰어(UV·중복 없이 1회 이상 경기 재생)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맨체스터 시티가 트레블(챔피언스리그·자국 리그·컵대회 우승)을 달성했는데 이 팀을 국내로 초청하는 것만으로 이미 축구팬 관심이 집중된 데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 전반부 60분 동안에는 1군 선수가 모두 출동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눈앞에서 유럽 빅클럽의 축구스타를 마주한 2030세대 축구팬이 쿠팡에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얘기다.
실제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국내 최대 스포츠 이벤트 업체는 이제부터 쿠팡" "쿠팡이 내년에는 어느 팀을 부를지 기대된다" "중계 이후 선수와 감독 인터뷰 등 각종 콘텐츠가 물 흐르듯 알찼다" 등 호평이 쏟아졌다.
닐슨코리안클릭의 국내 OTT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조사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토종 OTT 후발 주자로 티빙과 웨이브에 밀렸지만, 현재는 티빙에 이어 2위다. 특히 MAU는 2021년 1월 81만명에서 올해 6월 506만명으로 6배 넘게 증가했다. 모바일인덱스 리포트에서는 올해 1월 쿠팡플레이를 새로 설치한 사람 중 20대가 39.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쿠팡이 스포츠 중계에 몰두하는 이유는 라이브로 즐겨야 재미가 배가되는 콘텐츠를 활용해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유료 가입자를 200만명 늘린 데는 그해 6월 토트넘 홋스퍼 FC를 직접 초청한 것이 가장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스포츠 중계에 투자하는 게 투자 대비 효과도 좋다. 드라마나 영화 등 오리지널 콘텐츠는 시리즈 하나에 수백억 원의 투자가 바탕이 돼야 하는 사례가 많다. 쿠팡플레이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인 '어느 날'에도 100억원 넘는 투자금이 집행됐다.
반면 스포츠 중계는 비슷한 투자금액으로 1년 내내 고객을 록인해둘 수 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의 지난해 중계권료는 112억원이었는데, 쿠팡이 올해 초 K리그 중계를 위해 집행한 금액도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은 수준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스포츠 빅이벤트에 가장 열광하는 이가 결국 2030 젊은 세대라는 점에서 스포츠 중계는 이들을 곧바로 커머스로 옮겨오게 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시밀러웹 분석에 따르면 쿠팡 고객 연령층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세대는 25~34세로, 35.07%를 차지했다. 18~24세도 20.49%에 달했다. 오픈서베이가 만 20~59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자주 이용하는 쇼핑몰을 물은 조사에서도 쿠팡이 네이버쇼핑(27.2%) 등을 제치고 1위(37.7%)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중계를 보기 위해 쿠팡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아까워서라도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은 살 수밖에 없다. 그때 로켓배송 등으로 양질의 경험을 제공하면 충성 고객으로 묶인다"며 "2030 충성 고객의 쇼핑·시청 데이터는 마케팅 차원에서도 가장 양질의 자료다. 스포츠·드라마 등 어떤 장르를 주로 시청하는지에 따라 개인별로 맞춤 상품을 제안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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