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터전도, 일부 마을도 사라져”…구례 중산리 댐 건설 반발

김용희 2023. 7. 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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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에 양수발전용 댐 건설이 추진되자 마을 주민들이 환경 파괴를 우려하며 반대 운동에 나섰다.

구례군 문척면 중산리 중기마을 주민과 환경단체 회원 등 20여명은 31일 충남 보령시 한국중부발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례 중산리를 후보지로 선정한 양수발전용 댐 건설 추진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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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군 문척면 중산리 주민들이 31일 충남 보령시 한국중부발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례군에 추진하는 양수발전소 댐 건설 계획을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중기마을 주민 제공

전남 구례군에 양수발전용 댐 건설이 추진되자 마을 주민들이 환경 파괴를 우려하며 반대 운동에 나섰다.

구례군 문척면 중산리 중기마을 주민과 환경단체 회원 등 20여명은 31일 충남 보령시 한국중부발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례 중산리를 후보지로 선정한 양수발전용 댐 건설 추진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댐이 건설되면 중산천과 계족산에 사는 멸종위기종 하늘다람쥐, 담비, 수달, 팔색조 등의 터전이 사라지고 물안개 등에 의해 마을 주민 건강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례군이 충분한 검증과 설명 없이 주민 반대가 있더라도 의회에서 통과시켜 11월에 양수발전소 사업을 신청하려고 한다. 밀어붙이기식 양수댐 건설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구례군과 중부발전은 지난 5월31일 업무협약을 맺고 정부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1조원대 양수발전소 건설을 위해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중산천 하구를 막아 하부댐을 짓고 상류의 계족산에 상부댐을 만드는 사업이다. 양수발전소는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대에 하류의 물을 상류로 끌어올린 뒤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물을 흘려보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주민들의 반발에는 수몰에 따른 이주 문제도 걸려 있다. 주민 정정환씨는 “하부댐이 마을 바로 아래쪽으로 들어서면 마을 일부가 철거돼 이주가 불가피하다. 야생 생물과 인간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댐 건설은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구례군은 아직 설계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댐 규모와 수몰지역 등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주민 의견을 반영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군은 이날부터 3일간 5개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구례군 기획예산실은 “기술성, 환경성, 경제성 등을 평가했을 때 이달 17일 문척면이 1순위로 선정됐다”며 “이제 주민 수용성을 파악하는 단계로, 마을별 설명회를 열고 유치의향서나 동의서를 받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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