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열 차단' 페인트 인기
냉방 등 에너지 비용 최소화
겨울엔 내부 난방열 유출 차단
삼화·KCC·노루 등 경쟁 치열
시장규모 매년 20% 이상 성장
장마가 물러나고 한여름 폭염이 맹렬한 가운데 페인트업계가 '차열 페인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여름철 기온 급등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에너지 비용이 크게 뛰면서 차열 페인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차열 페인트는 태양열을 반사해 표면 온도 상승을 막고 내부로 전달되는 열을 차단하는 기능을 갖췄다. 겨울철에는 실내 난방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해 난방 효율을 높인다. 여름뿐 아니라 겨울에도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페인트업계 한 관계자는 31일 "국내 차열 페인트 시장 규모가 연간 약 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냉방비 등 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매년 20%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화페인트공업은 에너지 절감형 차열 페인트를 내세워 기능성 페인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의 건축용 차열·방수 페인트 '쿨앤세이브'는 열 차단 효과가 있는 특수 안료가 함유된 주력 제품이다.
건물 옥상과 외벽에 도장하면 여름철 무려 50~60도로 치솟는 외벽 온도를 최대 40%가량 낮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페인트 전문 인증 기관인 미국 CRRC(에너지 절감형 도료 인증제)에서 'Cool Roof 인증'을 받은 페인트"라고 설명했다.
바닥·도로용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타입 페인트 '바이로드 쿨'도 이 회사가 올여름에 대비해 새로 출시한 제품이다.
바이로드 쿨은 적외선을 반사하는 특수 안료를 적용해 주차장, 스쿨존, 버스 승강장, 차량·자전거 도로, 공원 등에 사용된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시험 결과 적외선 영역 반사율이 일반 제품 대비 28% 높게 나타났다.
KCC는 지난해 출시한 외벽·지붕용 차열 페인트 '숲으로 차열 상도'와 보행 도로용 MMA 수지 페인트 '스포로드쿨' 등을 판매한다. 숲으로 차열 상도는 수용성 특수 아크릴 수지를 적용해 자체 평가에서 일반 제품(시멘트, 방수제 등) 대비 최대 10도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고 알려져 있다. 도심 건물뿐 아니라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축사, 사일로, 물류 창고 등에도 쓰인다.
스포로드쿨에는 태양열을 반사해주는 특수 안료가 사용됐다. 이를 통해 아스팔트·콘크리트의 온도 상승을 막아 자전거 이용객과 보행자의 통행 시 더위를 완화해준다.
노루페인트는 건물 외벽용 '에너지 세이버 쿨월'과 옥상용 '에너지 세이버 쿨루프'에 주력하고 있다. 에너지 세이버 쿨월은 삼화페인트의 쿨앤세이브처럼 올해 3월 CRRC에서 Cool Wall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올해 두 제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폭염 심화로 노루페인트 비닐하우스·축사용 차광제 '에너지 세이버' 수요도 늘고 있다.
전분 등으로 차광 효과를 내는 원리인데, 축사와 비닐하우스 외벽·지붕에 칠하면 내부 온도를 최대 5도 낮춰 폭염으로부터 농작물과 가축을 보호한다.
노루페인트는 기록적인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차광제 생산량을 높이고 있다.
노루페인트가 개발하고 기반테크가 유통하는 '에너지 세이버 차광제'는 가축과 농작물, 사람에게 유해하지 않은 전분 등이 주성분이다. 특수 원료와 설계 기법을 도입한 온실 차광제와 축사 차광제로 구분된다.
그중 도포형 차열 페인트 차광제는 비닐하우스와 축사 지붕 외부에 뿌리면 내부 온도를 낮춰 폭염으로부터 가축과 농작물을 보호할 수 있다. 시설원예 재배 공법인 광조절 코팅제로 개발된 고기능성 온실 차광제는 외부 코팅을 통해 온실 내부로의 열선 투과를 줄이며 급격한 온도 상승과 습도 변화를 억제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 심화로 여름철에 폭염이 계속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열 페인트 시장 확대와 제품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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