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거리 가득한 신선한 영화"…'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박서준의 자신감 [종합]

김종은 기자 2023. 7. 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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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여름 극장가 상륙 준비를 완료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엄태화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서울에서 멀쩡하게 남은 단 하나의 건물, 황궁아파트에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극 중 이병헌은 주민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아파트를 지키려는 황궁 아파트 입주민 대표 영탁 역으로 분하고, 박서준과 박보영은 각각 가족을 지키고자 애쓰는 민성 역과 무너진 세상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으려는 명화 역으로 변신해 부부 호흡을 맞춘다.

또한 김선영은 황궁 아파트 부녀회장 금애 역으로, 박지후와 김도윤은 외부에서 살아 돌아온 주민 혜원 역과 비협조적인 주민 도균 역으로 활약하며 극을 가득 채운다.

◆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차별점은 현실성"

이날 엄태화 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원작 웹툰 '유쾌한 왕따'를 무척 재밌게 봤고 영화화하고 싶었다"라고 짧고 굵게 답하면서, 제목을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지은 이유에 대해선 "아파트라는 소재를 처음 가져왔을 때 한국 사회의 아파트는 어떤 맥락을 갖고 있을까 알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박해천 작가의 인문 서적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읽게 됐다. 그걸 보면서 한국의 아파트가 지금까지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 잘 공부할 수 있었고, 그 제목을 작품의 가제로 붙여놨었는데 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최종 제목으로 결정짓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의 사투를 주된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 '해피니스'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다른 디스토피아 장르 작품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무엇인 것 같냐 묻자 "현실성이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이지 않을까 싶다. 연출을 할 때부터 현실성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다. 그러다 보니 미술이나 연기 톤이나 CG에서의 디테일도 다 현실성과 리얼함에 포커스를 두고 작업했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오는 블랙코미디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한국 사람이라면 이럴 것 같다'라는 느낌을 잘 살려보려 노력했다"라고 솔직히 답하며 "또 정해진 예산 안에서 스케일은 커 보이게 만드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최소를 보여주되 최대 효과를 얻으려 고심했다. 그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연출을 진행했다"라고 덧붙였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모든 건물이 무너진 가운데 홀로 세워진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현실에선 아파트 부실 시공이 뉴스 등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이 "그런 부분을 염두하고 기획한 영화는 아니지만, 한국 아파트의 문화와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지금의 현실과 연결되는 부분이 생긴 게 아닐까 싶다"라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자, 이병헌은 "지인들에게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대한 설정을 설명해주니 지인들이 '시공사가 어디냐'고 묻더라.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라고 웃픈 에피소드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연 배우들도 돌아가며 자신이 생각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차별점을 들려줬다. 먼저 이병헌은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극단적인 악이나 극단적인 선이 아니고, 다들 상식적인 선 안에서 분포되어 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 현실적이지 않나 싶다. 스릴감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면서 중간중간 블랙 코미디의 색깔도 확실하게 보이는 영화는 오랜만이라 신나게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귀띔했고, 박서준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 만약 황궁 아파트의 주민이었다면?

박서준이 언급했듯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외부의 주민을 들일 것인지, 혹은 본인들의 생존을 위해 내쫓을 것인지가 주요 갈등으로 등장한다. 배우 본인들도 연기를 하면서 이 지점이 가장 고민됐을 터.

이병헌은 본인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냐는 물음에 "많이 고민스러웠을 것 같지만 일단 받아주는 쪽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중에 벌어질 문제들은 막상 당시엔 생각 못 할 것 같다"라고 고민 끝에 답했으며, 박서준도 "받아들일 것 같다"라고 망설이다 말했다.

박보영은 "다 같이 살아보자는 입장을 취할 것 같다. 나중 일은 그때 해결 방안을 찾아볼 것 같다"라고 했고, 김선영과 김도윤은 "영화를 보기 전엔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고민된다"라며 끝까지 선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지후의 경우 "일단 제가 혜원이었다면 아파트까지 돌아오지 못했을 것 같다"고 농담하면서 "만약 돌아왔다면 다 더불어서 행복하게 살자는 쪽을 선택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오는 8월 9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콘크리트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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