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부상과 혼신에 4333억 문제아도 ‘깜놀’… “김하성이 지금 리그 최고 선수인데”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는 3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열린 텍사스와 경기 도중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 시즌 팀 내 최고 선수 중 하나이자 최근 타격감이 불타오르고 있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홈 쇄도 과정에서 오른 어깨를 부여잡았기 때문이다.
과정은 이랬다. 이날도 선발 리드오프로 출전한 김하성은 1회 볼넷을 고른 것에 이어 3회에는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3루까지 간 김하성은 잰더 보가츠의 희생플라이 때 3루로 내달렸다. 박빙 상황이었는데 김하성의 손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쓸어가는 듯했다. 김하성의 빠른 발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텍사스 포수 샘 허프의 발과 무릎이 홈을 막고 있었고, 김하성이 이를 뚫고 손을 넣어보려고 했으나 발에 막혔다. 그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나면서 오른 어깨 쪽에 순간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와중에서도 김하성은 다시 홈을 손으로 찍는 등 집념과 혼신을 과시했다. 성치 않은 어깨임에도 기어서 홈을 다시 터치하는 장면은 현지 팬들과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가슴이 철렁했다. 김하성이 오른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고, 선수 보호 차원에서 곧바로 교체한 뒤 바로 X-레이 검진을 받게끔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샌디에이고다. 이런 상황에서 공‧수 모두 절정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하성의 이탈은 말 그대로 ‘재앙’이 될 수도 있었다.
다행히 X-레이 검진 결과 뼈에는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김하성도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두고 봐야 하지만 내일 몸 상태가 좋아지면 바로 경기에 나갈 생각”이라면서 투지를 드러냈다. 일단 자고 일어나면 더 정확한 상태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큰 부상을 면했다는 건 김하성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천만다행인 일이었다.
김하성은 이제 다쳐서도 안 되는 선수다. 슈퍼스타들이 집합한 샌디에이고지만, 김하성이 지금 하고 있는 몫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공인된 김하성은 올해 공격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31일까지 101경기에서 타율 0.279, 14홈런, 2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1의 대활약이다.
특히 6월 중순 이후부터 타격 컨디션이 가파르게 올라오기 시작했고,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을 리드오프로 전진배치하며 효과를 톡톡하게 보고 있다. 김하성은 7월 들어 23경기에서 타율 0.341, 5홈런, 8도루, OPS 1.004의 대활약을 펼쳤다. 김하성보다 더 좋은 7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록 중인 야수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 세 명뿐이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 대활약을 펼친 덕이다.
동료들도 인정한다. 샌디에이고의 현재이자 미래로, 14년 총액 3억4000만 달러(약 4333억 원)의 대형 계약을 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또한 김하성의 부상이 심하지 않다는 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 김하성에 앞선 주전 유격수로 뛰다 지금은 외야로 전향한 타티스 주니어는 김하성을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고 칭하면서 치켜세웠다.
타티스 주니어는 경기 후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올해 팀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였고, 지금까지 팀의 최고 선수였다. 팀이 원하는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김하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라는 찬사다.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적응기를 쭉 지켜본 타티스 주니어는 “김하성은 지난해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더 부여 받았다. 그 전에는 벤치에서 교체 선수로 뛰었지만, 이쪽이 더 힘들다. 김하성에게는 단지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메이저리그의 야구는 어떤 것인지를 볼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현재 김하성은 이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샌디에이고는 31일 현재 52승54패(.491)로 아직 5할 승률을 회복하지 못했다. 시즌 전 많은 투자와 기대치에 비하면 분명 실망스러운 성과다. 그럼에도 김하성은 꾸준하게 자기 몫을 하면서 가치를 드높이고 있고, 이제 팀 라인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비록 지구 선두 LA 다저스와 경기차는 8경기까지 벌어져 있지만, 와일드카드 3위인 밀워키와 경기차는 5경기로 아직은 해볼 만한 위치에 있다. 김하성이 건강을 유지하며 시즌을 완주해야 할 이유고, 다른 선수들이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버팀목 몫을 해야 하는 것도 김하성이다. 타티스 주니어의 극찬에는 팀 동료들의 그런 믿음이 묻어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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