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에도 날지 못하는 여행레저 ETF
2분기 실적 예상치 밑돌아
호텔, 항공, 여행사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 전망에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달에만 해당 ETF는 국내 테마형 가운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타이거(TIGER) 여행레저 ETF는 7월 3일부터 31일까지 7.5% 떨어졌다. 해당 ETF가 편입하고 있는 호텔신라, 아시아나항공, 강원랜드, 하나투어 등의 종목이 한 달 새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가령 아시아나항공과 하나투어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각각 -11.5%, -6.7%를 기록했다. 여전히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1395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엔 23% 줄어든 10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투어 역시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약 43억원에 그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재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여행업은 기대만큼 고객 수가 증가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해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패키지 여행 수요 감소세 등의 영향으로 여행사 실적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수요를 회복했지만 패키지 여행 수요는 여전히 40~5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휴가철이 성수기로 꼽히는 게임주도 힘을 못 쓰기는 마찬가지다. 여행·레저 ETF와 더불어 국내 테마형 가운데 성적표가 가장 저조했다. 가령 하나로(HANARO) Fn K-게임 ETF와 코덱스(KODEX) 게임산업 ETF는 지난달 7% 가까이 하락했다.
대표 종목인 엔씨소프트는 지난달에만 주가가 7%가량 하락했다. 대형 게임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감소하거나 적자가 확대되는 등 부진을 겪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주가를 끌어 내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엔씨소프트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70%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리니지2M 등 주력 게임의 매출이 감소했고 상반기에 예정됐던 신작 출시가 연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유진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기존 44만원에서 38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 증가와 매출 감소로 인해 마진율이 줄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가총액 약 8조3000억원으로 게임주 1위인 크래프톤 주가는 7월에만 12%가량 하락했다. 크래프톤 역시 지난해 대비 올해 실적이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출시 예정인 대형 신작 게임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말까지 대작 출시 일정이 없는 만큼 추가적인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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