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응원가 탄생은 선수들 개성 덕분", 못다한 부산 야구인 이야기[부산야구실록]

박세종 기자 2023. 7. 3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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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야구팬치고 롯데 자이언츠의 1주일간 성적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사람은 적지 않을 것이다. 취재진 역시 그런 야구팬 중 한 명이었고 야구가 좋아 ‘부산야구실록’ 기획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 기획을 통해 한국야구의 꿈나무 ‘양정초등학교 야구부원’부터 ‘여자야구 국가대표’ 박민성 선수 등의 부산 야구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저마다 갖고 있는 야구이야기들이 쌓여 ‘부산야구실록’은 어느새 열세 번째 이야기를 맞이하게 됐다.

부산야구실록에 출연했던 양혜빈 응원부단장(왼쪽), 조지훈 응원단장(가운데), 이민석 선수(오른쪽). 박세종PD


‘부산야구실록‘은 기사 외에도 인터뷰 영상으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만큼 제한 된 분량으로 인해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가 더러 있었다. 오늘 부산야구실록은 그동안 풀어내지 못했던 몇 개의 이야기와 인터뷰 뒷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를 꼽는다면 단연 ‘조지훈 응원단장’일 것이다. 사실 조지훈 응원단장은 부산야구실록 기획 당시 첫 인터뷰이로 결정이 되어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4~5월 롯데 자이언츠가 상승세를 타면서 조지훈 응원단장 역시 덩달아 일정이 바빠지게 됐다. 자칫하면 인터뷰가 성사되기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바쁜 와중에도 흔쾌히 시간을 내준 덕분에 무사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부진할 때에도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단만큼은 늘 팬들의 자부심으로 남아있었다. 그렇기에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고 커뮤니티를 통해 받아본 질문 댓글 역시 어마어마한 숫자를 기록할 만큼 반응도 뜨거웠다.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조지훈 응원단장은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의,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주었다. 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던 주제는 단연 ‘응원가’였다. 수많은 명 응원가를 만들어냈던 조지훈 단장은 어떻게 응원가들을 만들어내고 있을까.

조지훈 롯데 자이언츠 응원단장. 국제신문DB


[부산야구실록]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가는 어떤 과정을 통해 제작이 되고 있나요.

[조지훈 응원단장]

만드시는 음악 감독님이 따로 계십니다. 최근 들어 아무래도 자작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거든요. 원곡이 있는 경우에는 협의를 하면 되지만 자작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감독님하고 제가 작곡과 작사를 같이 해요. 제가 1차적으로 흥얼거리거나 멜로디를 만들어내면 감독님께서 그걸 듣고 보정해주시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대로 만든 건 대략 4년 정도 된 것 같네요.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 개별응원가는 2007년 쯤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당시 선수 개별 응원가 제작은 조지훈 단장에게도 큰 모험이었다고 한다.

[조지훈 단장]

그 당시에 제가 봤던 우리 롯데 선수들은 타구단과 비교해서 각자만의 개성이 뚜렷했어요.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비슷한 유형의 타자들이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 수비는 잘하지만 타격이 안 되는 선수, 덩치는 너무 큰데 또 타격은 정말 잘하는 선수, 타격에 비해 주루가 약한 선수 등 각자만의 개성이 흘러 넘쳤어요. 그래서 개별 응원가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싶었어요. 당시에 타구단들도 대표선수들의 응원가는 존재했지만 1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모두 응원가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거든요. 2006년 시즌 동안 준비를 하고 2007년도에 공개를 딱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웃음) ‘선수들 버릇 나빠진다’, ‘야구에 집중해야는데 응원가 틀면 야구 집중 못 한다’, ‘연예인병 걸린다’ 등 엄청 욕을 먹었죠. 그러다가 2008년을 기점으로 롯데 자이언츠가 상승세를 타면서 다행히 응원가도 정말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선수들도 너무 즐거웠고요. 로이스터 감독님 시절을 생각해보면 제 주변 모든 사람들이 다 즐거워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최근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단에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한 명 있다. 올 시즌부터 새롭게 생긴 ‘응원부단장’ 자리에서 열심히 응원을 리드하고 있는 ‘양혜빈 부단장’이다. 지난 6월, 대만 라쿠텐 응원단 교류행사로 인해 조지훈 단장이 자리를 비우게 됐고 양혜빈 부단장은 조지훈 단장 없이 원정 6연전 동안 홀로 롯데의 응원단을 이끌었다. 6연전 동안 익숙했던 ‘음악에 맞춰서~’가 아닌 생소한 ‘달려볼까요?’ 구호에 맞춰 응원가가 시작됐다. 양혜빈 부단장은 그렇게 본인만의 색깔을 입히며 응원단장으로서의 데뷔도 이루어냈다.

거대한 팬덤을 자랑하는 롯데 자이언츠인 만큼 응원부단장이라는 자리는 양 부단장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담을 조금씩 이겨내고 있는 건 팬들 덕분이라고 양 부단장은 인터뷰 당시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에게 말을 전했다.

올시즌 조지훈 응원단장과 함께 응원단을 이끌고 있는 양혜빈 응원부단장. 사진 = 롯데자이언츠


[양혜빈 부단장]

제가 치어리더로 활동했을 당시부터 응원을 해주시던 팬 분들이 응원부단장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저를 응원해주고 계십니다. 치어리더를 했을 때는 주로 저의 치어리딩 모습을 담기위해 카메라를 들고 계신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제가 부단장이 되고 난 이후에는 마이크를 잡고 응원 유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거든요. 팬 분들께서 지금은 카메라를 내려놓고 함께 목청껏 응원을 해주고 계세요. 제가 너무 긴장할 때는 긴장하지 말라고 크게 소리치며 격려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웃음)

양 부단장은 향후 선수 개별 응원가를 만들게 된다면 어떤 선수의 응원가를 만들어보고 싶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권수’와 ‘구승민’의 응원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답했다.

[양혜빈 부단장]

안권수 선수는 선수단의 응원단장 같은 느낌이 강하시잖아요. 그래서 엄청 밝고 재밌는 응원가를 만들 수 있다면 안권수 선수도 더 즐겁게 경기에 임할 수 있고 선수단 내에서도 응원가가 재밌게 들리지 않을까 싶어요. 구승민 선수는 제가 개인적으로 응원을 되게 많이 했던 선수입니다. 투수들의 경우 응원가가 따로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응원가가 있으면 힘을 더욱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승민 선수를 뽑아봤습니다.

최근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은 수술 후 상동야구장에서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이민석을 만났다. 걱정과는 달리 이민석은 밝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재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최근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2003년생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외야수 윤동희는 어느덧 신인왕 후보에 거론이 될 만큼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투수 진승현은 경기에 나설 때마다 좋은 구위를 보여주며 팀의 주축선수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팬들 사이에서도 자주 거론될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해 동기들 중에서 가장 많은 1군 경기에 나섰던 이민석이지만 올해는 부상과 재활로 인해 출전 경기수가 ‘1’에서 마감됐다. 1군에서 잠시 멀어진 이민석은 동기들과 자주 연락을 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래와 같이 답했다.

스프링캠프지에서 투구 중인 이민석. 국제신문DB


[이민석 선수]

저도 1군에 있었다보니 스케줄이 얼마나 바쁜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락을 간간이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야구에 관해서는 얘기를 잘 안 꺼내려고 합니다. 그냥 일상적인 대화 위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동기들과는 쉬는 날에 틈틈이 만나서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재활 훈련은 같은 과정이 반복되는 만큼 견뎌내는 게 여간 쉽지 않다고 잘 알려져 있다. 그 만큼 훈련으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를 잘 풀어내는 것 또한 재활 훈련에 있어 크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이민석 선수]

현재 재활군에 소속되어있다 보니 상동야구장 숙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훈련이 있는 날에는 계속 숙소에서 머물면서 운동과 휴식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쉬는 날은 아무래도 집이 부산에 있는 만큼 집에 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평일에 못 만나던 친구들도 만날 수 있으면 시간 맞춰서 만나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상동 숙소를 썼던 만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네요.(웃음)

부산은 구도(球都)라고 불릴 만큼 야구의 인기가 대단한 도시다. 그리고 그 인기의 배경에는 선수들의 뜨거운 플레이와 열정적인 팬들의 함성이 존재하고 있다. 야구팬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어딘가에서는 구도(球都)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여러 야구인들이 있다. 부산야구실록은 앞으로도 부산의 각양각색 야구인, 팀, 단체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사와 유튜브 채널 ‘비디토리’를 통해 영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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