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면]한국은 어땠어? "복잡해서 단순하고, 단순해서 복잡해"...그리에즈만이 남긴 것
오광춘 기자 2023. 7. 31. 17:24
"C'est trop simple d'etre complique, c'est complique d'etre simple."
" 복잡하다고 하기엔 너무 단순하고, 단순하다고 하기엔 복잡하다. "
" 복잡하다고 하기엔 너무 단순하고, 단순하다고 하기엔 복잡하다. "
프랑스 앙투안 그리에즈만(32)의 글입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창 너머로 바라본 풍경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적은 촌평인데 참 뜨끔하죠. 서울에 처음 온 것 같은데 누구보다 서울을 여러 번 다녀갔고, 그래서 이 도시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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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끔한 촌평...의도가 무엇이든 서울에 대한 관점 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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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에즈만의 단상이 개성 없는 획일적인 서울의 모습을 꿰뚫어 본 건지, 아니면 보다 내밀하게 단순함 속에 감춰진 복잡한 도시의 얼굴을 들여다본 건지 알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식을 토대로 풀어보면 비슷하게 생긴 아파트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서울의 풍경이 전한 첫인상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조금 더 일정이 길어 보통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봤으면 더 좋았겠죠. 그 평가가 무엇을 의도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 개인의 인상비평일 뿐이지만 그래도 서울에 대한 관점을 전하려 한 게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그리에즈만의 단상이 개성 없는 획일적인 서울의 모습을 꿰뚫어 본 건지, 아니면 보다 내밀하게 단순함 속에 감춰진 복잡한 도시의 얼굴을 들여다본 건지 알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식을 토대로 풀어보면 비슷하게 생긴 아파트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서울의 풍경이 전한 첫인상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조금 더 일정이 길어 보통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봤으면 더 좋았겠죠. 그 평가가 무엇을 의도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 개인의 인상비평일 뿐이지만 그래도 서울에 대한 관점을 전하려 한 게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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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트라우마' 겪은 팬들에겐 위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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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에즈만이 바라본 서울만큼이나 우리 축구 팬들이 바라본 그리에즈만도 달랐습니다. 그냥 축구 잘하는 선수로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스타였죠. 과거 한국을 찾았지만 1분도 안 뛰고 갔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전한 트라우마 때문일까요. 그때부터 축구 스타는 왠지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구단의 수익을 위한 짧은 투어, 더구나 뜨겁고 습기 찬 한국의 여름을 버티긴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겐 마지못해 하는 동행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죠.
그리에즈만이 바라본 서울만큼이나 우리 축구 팬들이 바라본 그리에즈만도 달랐습니다. 그냥 축구 잘하는 선수로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스타였죠. 과거 한국을 찾았지만 1분도 안 뛰고 갔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전한 트라우마 때문일까요. 그때부터 축구 스타는 왠지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구단의 수익을 위한 짧은 투어, 더구나 뜨겁고 습기 찬 한국의 여름을 버티긴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겐 마지못해 하는 동행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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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 처음이야...파도 응원까지 함께 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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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에즈만에겐 적어도 그런 느낌은 없었습니다. 갈채를 보내는 팬들에게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습니다. 6만이 넘는 팬들이 파도 응원을 하자 지휘자처럼 독려하면서 같이 그 열기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과거 바르셀로나 시절 일본 원정에 갔을 때 우스만 덤벨레의 일본 비하 발언에 동조하듯 웃고 있던 그리에즈만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그리에즈만에겐 적어도 그런 느낌은 없었습니다. 갈채를 보내는 팬들에게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습니다. 6만이 넘는 팬들이 파도 응원을 하자 지휘자처럼 독려하면서 같이 그 열기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과거 바르셀로나 시절 일본 원정에 갔을 때 우스만 덤벨레의 일본 비하 발언에 동조하듯 웃고 있던 그리에즈만의 모습과는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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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시즌 투어의 목적은 오로지 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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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매개로 선수와 팬이 그리고 도시가 서로를 알아가는 것, 상업성 하나로 움직이는 프리시즌 투어에서 그나마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 경기는 우리 축구 팬들이 무엇을 갈망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남겼습니다.
축구를 매개로 선수와 팬이 그리고 도시가 서로를 알아가는 것, 상업성 하나로 움직이는 프리시즌 투어에서 그나마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 경기는 우리 축구 팬들이 무엇을 갈망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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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축구'라면 누구든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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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기는지를 보려고 온 것 같진 않았습니다. 높은 수준의 축구 한 장면 한 장면에 환호하고 탄식하며 몰입했습니다. '좋은 축구'에 대한 동경과 선망이겠죠. 축구를 바라보는 기준이었던 우리나라의 승리, 우리 선수의 골 같은 애국주의적(?)인 관점이 사라지자 또 다른 축구가 보이는 듯했습니다.
누가 이기는지를 보려고 온 것 같진 않았습니다. 높은 수준의 축구 한 장면 한 장면에 환호하고 탄식하며 몰입했습니다. '좋은 축구'에 대한 동경과 선망이겠죠. 축구를 바라보는 기준이었던 우리나라의 승리, 우리 선수의 골 같은 애국주의적(?)인 관점이 사라지자 또 다른 축구가 보이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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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을 향한 존중...'스타'를 다시 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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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서 스타라 불리는 선수들의 태도 역시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엘링 홀란은 유니폼을 두 개나 관중석을 향해 던져주고 떠났죠. 그리에즈만 역시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선수와 팬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축구 너머의 문화를 바라보는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단순한듯 복잡하고, 복잡한듯 단순한' 그 무엇을 주고 받았으니까요. 그래서인지 그리에즈만이 인스타그램에 남긴 사진들이 여운을 남깁니다.
그 속에서 스타라 불리는 선수들의 태도 역시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엘링 홀란은 유니폼을 두 개나 관중석을 향해 던져주고 떠났죠. 그리에즈만 역시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선수와 팬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축구 너머의 문화를 바라보는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단순한듯 복잡하고, 복잡한듯 단순한' 그 무엇을 주고 받았으니까요. 그래서인지 그리에즈만이 인스타그램에 남긴 사진들이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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