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빼먹은 아파트 또 적발, 전수조사 속도내 국민불안 덜어야 [사설]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 사례가 공공 아파트에서 무더기로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154개 기둥의 철근을 모두 빼먹은 아파트도 있었다. 아파트 거주 가구가 전체의 52%(2021년 기준)인 '아파트 공화국'에서 이런 후진국형 부실이 반복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검단 아파트처럼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LH 발주 아파트 91곳 가운데 철근이 누락된 15개 단지의 명단을 31일 공개했다. 파주 운정, 남양주 별내 등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친 상황이고, 3곳은 현재 입주 중이다. 아파트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에 입주민들은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무량판 구조는 무게를 버티는 보가 없고 기둥에 슬래브가 바로 연결된 형식이어서 전단보강근 설치가 필수적인데 이를 누락한 것이다. 하중을 견디는 철근이 대거 누락됐는데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어느 한 단계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발주 아파트 100여 곳에 대한 안전점검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철근을 빼먹은 소위 '순살 아파트'는 추가로 더 나올 수 있다. 해외에서 세계 최장 교량과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엄청난 건설 경쟁력을 보유하고도 국내에서는 이렇게 엉터리로 아파트를 짓다니 'K건설'이라는 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이한준 LH 사장이 고개를 숙였지만 이게 사과로 될 일인가.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즉시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는데 전수조사에 속도를 내고 보강 조치 등으로 국민 불안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철근 빼먹기가 자행된 단지에 대해서는 설계, 감리업체까지 면밀히 조사해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밝혀내야 한다. 부실을 서로 눈감아주는 이권 카르텔도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다. 부실 시공은 인명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범죄행위인 만큼 책임자는 엄중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건설업계에 만연한 날림공사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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