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파트' 기쁨도 잠시…부적격자 30%
전세보증금, 연금보험도 포함
자산기준 3억4100만원 넘어
고양창릉3단지도 168명 탈락
'복잡·난해한 기준'에 허탈
서울시 내 '반값 아파트'로 큰 인기를 끈 고덕강일 3단지(뉴홈 나눔형)의 사전청약 당첨자 중 30% 이상이 부적격으로 당첨이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에 뉴홈 나눔형으로 사전 공급된 고양창릉 S3블록 역시 부적격 당첨자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주된 원인은 '자산 기준 초과'였다.
3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SH공사는 최근에서야 고덕강일 3단지의 사전청약 당첨자들을 최종 확정했다. 지난 2월 청약접수를 진행하고 3월 23일 당첨자 발표를 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그 결과 3월 당시 당첨된 500명 중 무려 160명이 부적격자로 판정돼 당첨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32%의 부적격 당첨자 비율이다. SH공사에 따르면 부적격 당첨자 160명 중 대다수인 108명은 '총자산 보유 기준' 요건에서 탈락했다. 나머지 52명은 애초에 당첨자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이른바 '묻지 마 청약'이었다.
뉴홈 나눔형으로 공급된 고덕강일 3단지는 뉴홈 일반·선택형과는 달리 '총자산 보유 기준'(3억4100만원)을 적용한다. 당첨자가 보유한 총자산이 해당 기준을 넘어서면 당첨은 취소된다.
총자산에는 부동산, 자동차뿐 아니라 은행 예적금, 보험증권, 연금보험, 보유 주식 평가액 등 각종 금융자산도 포함된다. 집주인에게 맡겨놓은 전세보증금도 자산으로 본다. 이는 부동산과 자동차 가액만을 자산요건으로 두고 있는 일반·선택형에 비해 훨씬 높은 기준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나눔형의 경우 다른 유형에 비해 분양가도 더 저렴하고, 최저 1%대의 전용 모기지 등 혜택이 큰 만큼 자격요건을 더 엄격하게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덕강일 3단지뿐만이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같은 뉴홈 나눔형으로 사전 공급한 고양창릉 S3블록(877가구)과 남양주 양정역세권 S5블록(549가구) 역시 부적격 당첨자 비율이 10%를 넘었다. 이난 지난 한 해 동안 공급된 모든 공공분양주택의 평균 부적격 당첨자 비율(5.7%)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고양창릉 S3블록은 사전청약 물량의 19.2%(168명)가 부적격 당첨자였는데, 이 중 절반가량(83명)이 자산 기준에 걸렸다. 공공분양은 소득 기준이 일반·특별공급 등 공급 유형마다 모두 달라 통상 자산보다는 소득요건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이번 뉴홈 나눔형에선 소득요건(56명)보다 자산요건에 걸린 당첨자들이 더 많이 발생한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청약 수요자가 쉽게 계산할 수 없는 항목들을 잔뜩 청약 요건에 집어넣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제가 있던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놓는 탁상행정으로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부적격 당첨자는 당첨일로부터 6개월간 다른 공공 사전청약에 지원하지 못한다. 고덕강일 3단지, 고양창릉 S3블록 등 1차 뉴홈 사전청약에서 부적격 당첨자로 판별된 이들은 동작구 수방사 등 2차 사전청약의 기회를 날렸음은 물론, 오는 9월 예정돼 있는 3차 사전청약에도 지원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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