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에어컨 고장…美 경찰견들, 화물칸서 ‘떼죽음’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에어컨이 고장난 차량 화물칸에 실린 경찰견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미국 중부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인디애나주 미시간의 훈련시설로 이송되던 경찰견 18마리 가운데 8마리가 차량 화물칸에서 목숨을 잃었다.

경찰견을 실어 나르던 화물차 운전자는 한참 달리던 중,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에 인디애나주 레이크스테이션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운전자가 화물칸을 열어봤을 때, 이미 일부는 죽어 있었고 일부는 기진맥진한 채 제대로 숨쉬지도 못하고 늘어져 있었다고 한다.

당시 시카고 지역에는 낮 기온 33.3도에 달하는 폭염이 이어졌고, 운전석과 분리돼 있는 화물칸 에어컨이 고장나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견들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화물칸 안에서 서서히 죽어간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측은 “개들이 열사병 징후를 보였다”며 “침을 흘리며 비틀거리거나 구토하고 경련을 일으켰다”고 상황을 전했다.

경찰 조사에서 운전자는 “화물칸 에어컨이 고장났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도 동물 학대 사건이 아닌 에어컨 고장으로 인한 사고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는 폭염 속 폐쇄된 화물칸에 동물을 이송한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에선 최근 한달 이상 폭염이 계속되면서 약 3억 인구의 절반이 넘는 1억7000만명이 폭염 경보나 주의보 영향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