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X박서준X박보영, 극한 상황 속 "보편적 감정 이야기"[종합]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극한의 상황 속 인간의 가장 보편적 감정이고 원초적인 감정을 담아낸 이병헌,박서준,박보영 주연 현실 재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찾아왔다.
31일 오후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과 엄태화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병헌은 황궁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으로 분했다. 이병헌은 "폭염 날씨에 한겨울 옷을 입고 촬영을 해야하는 게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정신적으로는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지만, 그 인물이 처한 상황과 캐릭터 자체에 끊임없이 가까이 가려고 몸부림 치는 것이 힘들었다"고 연기 포인트를 밝혔다.
이병헌은 "나오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극단적인 선과 악이 있는 게 아니고 상식적인 선 안에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더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타심과 이기심이 적정선에서 다양하게 있더라. 그래서 영화가 현실적인 느낌을 받았다"라며 영화의 매력을 설명했다.
박서준은 가족을 지키려는 강한 책임감을 지닌 민성 역을 맡았다. 그는 촬영 중 힘들었던 점을 묻는 말에 "이 역할을 잘 표현하고자 받는 스트레스는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세트라든지, 주변 환경들을 현실감있게 준비를 많이 해주셔서 집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박서준은 "비슷한 장르나 설정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어떻게 풀어가냐의 차이로 작품의 색이 많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많은 관객이 영화를 보고 나서 토론을 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는 이런 후토크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런 생각거리가 많아짐으로써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영화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박보영은 무너진 현실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으려는 명화 역을 맡았다. 박보영은 "명화를 그리고 싶었는데 박보영이 튀어나와서 잠재우느라 힘들었다"라며 "감독님께서 옆에서 도움을 많이 주셔서 잘 끝낼 수 있었다"라며 엄태화 감독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박서준은 박보영과 부부호흡에 대해 "촬영을 하고 2년 만에 작품을 보게 돼서 신선하다. 결과적으로는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때 짠하고 아쉬운 관계인 것 같다. 더 예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보영 역시 "저희의 꽁냥꽁냥을 보고 싶어 하시는 분들께는 아쉬울 수 있지만,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드린 것에 만족한다. 기회가 되면 나중에 꽁냥꽁냥한 작품으로 호흡을 맞춰서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이다"라고 답해 기대를 높였다.
황궁 아파트의 부녀회장 금애 역은 김선영이 맡았다. 김선영은 영화 속 상황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영화 보기 전에는 100% 외부인까지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오히려 갈등이 된다. 가치관 정립을 못 했다"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박지후는 황국 아파트로 돌아온 생존자 혜원으로 분했다. 박지후는 "대지진이라는 재난 상황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세트장 들어가자마자 몰입이 잘 됐고 선배들과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OST를 부른 박지후는 "감독님이 극 중 영탁이 부른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공허하고 아련한 마음을 가진 혜원이가 불렀으면 여운이 남을 것 같다고 하셔서 음치긴 한데 최대한 감정을 살려서 부르려고 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비협조적인 주민 도균 역을 맡은 김도윤은 "다른 환경들이 완벽하게 준비가 돼서 내가 준비가 됐나 하는 압박감이 조금 힘들었다"며 촬영 중 힘들었던 점을 밝혔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역시 대지진이라는 오지 않은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 대규모 아파트 세트와 리얼한 CG 작업으로 현실감을 높였다.
이에 엄태화 감독은 "정해진 예산 내에서 스케일은 커 보이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최소를 보여주면서 최대 효과를 얻으려고 고심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연극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연출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밝혔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최근 한국 사회에 많은 문제가 되는 주거 관련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엄태화 감독은 "그런 부분까지 염두에 둔 건 아니었고, 웹툰을 재밌게 봐서 처음에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웹툰에서 가장 중요했던 소재가 아파트라는 소재다. 아파트를 잘 담기 위해 한국의 문화와 사회적인 부분을 공부하다 보니 지금의 현실과 연결되는 70~80년대 들어서서 빠르게 발전하면서 나타나는 단점들이 있었다. 한국 사회를 다루다 보니 연결되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의 주거 특징을 담고 있는 만큼 해외 관객들의 이해가 어려울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엄 감독은 "보편적 감정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배경이나 이런 건 해외에서 보기에 생소할 수 있어도 캐릭터를 따라가다 보면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제목에 대해서는 "아파트라는 소재를 처음 가져왔을 때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어떤 맥락을 갖고 있는지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책을 보면서 공부했다. 콘크리트라는 건 아파트를 상징하고 유토피아라는 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 공간인데 두 단어가 함께 있는 게 아이러니하고 재밌어서 그 제목을 사용하게 됐다"라고 제목 선정 이유를 말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2014년 연재 이후 호평을 모았던 김숭늉 작가의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했다. 각색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엄태화 감독은 "웹툰에서는 인물들이 변해가는 과정이 없는데 나는 각색하면서 그게 궁금했다. 영탁이라는 캐릭터 역시 많은 변수를 겨치면서 유기체처럼 변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엄태화 감독은 작품의 차별점에 대해 "현실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라며 "오늘 저녁에 집에 들어가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작업했다. 현실적에서 오는 블랙코미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SF나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것이 다른 영화와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오는 8월 9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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