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 가세로 한 방에 끝···중간부터 6선발까지, 염경엽 감독의 진짜 계산은 ‘선발 보강 그 이상’

김은진 기자 2023. 7. 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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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LG가 선발 투수 최원태(26)를 영입해 대망의 우승 꿈을 향해 직진 신호를 켰다. 단순히 선발 한 명 추가가 아니라 이제 연쇄적인 보강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LG는 지난 29일 키움에 유망주인 내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고 선발 투수 최원태를 영입했다. 당장 올해 1위를 달리며 우승 기회를 맞이하고도 최약점인 국내 선발 부진으로 위기에 놓였던 후반기의 시작, 돌파구를 찾았다.

최원태가 선발로 나선 30일 두산전 승리로 LG는 선발진에 더해진 안정감을 확인하며 기세를 높였다. 여기에 마운드 전체에 연쇄적으로 퍼질 효과들을 기대하고 있다. 최원태 영입으로 LG는 선발진과 중간계투는 물론 막바지 불규칙한 일정들까지도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최원태가 가세하면서 LG는 최소 4선발까지 확보했다.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이 개막 당시 선발 로테이션에서 출발했으나 모두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하면서 LG 국내 선발진은 전멸 상태로 전반기를 치렀다. 외국인 투수 플럿코, 켈리에게 의지했고 대체 선발들이 줄줄이 ‘시험 무대’를 가져왔다. 그 중 안착한 투수는 선발 경험이 가장 많은 임찬규가 유일하다. 올해 롱릴리프로 변신해 시즌을 시작했으나 결국 선발로 돌아간 임찬규는 그대로 선발진에 잔류한다. 최원태가 가세해 외국인 선발 2명, 국내 선발 2명이 마운드를 끌어갈 수 있게 됐다.

현재 김윤식과 이민호가 복귀를 준비 중이다.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기존 대체 선발이 불펜으로 이동한다. 이정용이 핵심이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중간계투 확보는 LG가 최원태 트레이드를 통해 얻는, 예상하지 못했던 가장 큰 ‘플러스 효과’가 될 수 있다.

필승계투조였던 이정용은 올시즌 많은 자리를 옮겨다녔다. 시즌 초반 고우석이 부상 중일 때 마무리를 맡았고, 이후 중간계투로, 그리고 선발로 변신해 대체 선발로도 투입됐다. 6월말부터 선발로 등판해왔으나 투구 수를 점점 늘리면서 실질적으로는 후반기 제대로 선발 활약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LG는 김윤식이 복귀하면 이정용을 롱릴리프로 돌릴 계획이다.

LG는 개막 이후 많은 부상과 부진의 변수가 발생하면서 마운드 운영을 시즌 전 계산한대로 하지 못했다. 롱릴리프로 변신했던 임찬규가 선발들의 줄이탈에 다시 선발로 돌아갔고, 또 롱릴리프를 준비했던 유영찬 등이 필승계투조의 부진으로 뒤로 이동해 LG는 중간에서 여러 이닝을 소화해줄 롱릴리프 없이 여름을 지나고 있다. 이정용은 64개까지 투구 수를 끌어올렸다. 선발로 이동하면서 커브와 포크볼 등 변화구도 장착했다. 롱릴리프로서 장점을 갖춘 상태다.

지난해 처음으로 10승까지 거뒀으나 올해 개막 직후 부상을 당하고 복귀해서는 부진해 다시 재정비 해온 이민호도 8월 복귀를 준비 중이다. 이민호는 복귀 이후 ‘6선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는 8월5일부터 9월10일까지 주말 경기 취소시 월요일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당장 이번 주말부터다. 월요일 경기를 하게 될 경우 가장 큰 문제가 선수단 컨디션 조정과 선발 로테이션 구성이다. 우천취소시에도 대기는 해야 하고 강우콜드 등 변수까지 고려하면 자칫 일주일 넘게 하루도 못 쉬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5선발 이상’을 갖춘 팀이 유리하다. 이민호가 합류하면 설 자리가 없는 게 아니라 그 시기상 LG 마운드를 풍성하게 만드는 강점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국내 1선발은 임찬규다. 최원태 합류로 4선발을 확실히 갖출 수 있게 됐을뿐 아니라 중간에 1이닝 투수만 있어 힘들었는데 이정용을 롱릴리프로 기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이민호는 돌아와 6선발로 가면 월요일에 경기를 해도 투수 공백 생길 일이 없다. 옵션이 여러가지 생겼다”고 트레이드를 통한 부수 효과에 더 큰 기대를 드러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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