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골딜록스' 가리키는 美경제 그러나 …
물가지수 2년 만에 최저 기록
미국 경제 예상밖 순항에도
급격한 금리인상 부작용 우려
상업용 부동산 숨은 부실 불안
지금 미국 경제를 설명하는 단 하나의 단어를 고르자면 단연 '골딜록스(goldilocks)'다. 경제 부문에서 골딜록스란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으면서 경제가 고성장하는 것을 뜻하는데 지금이 딱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의 부작용이 현실화할 수 있어 완전히 안심하긴 이르다.
우선 골딜록스가 부상한 배경을 보면 지난주 발표된 미국 주요 경제 지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1.8%)보다 훨씬 높은 2.4%를 기록해 올 1분기(2%)를 뛰어넘었다.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물가지수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은 지난 6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3%를 기록해 거의 2년 만에 가장 낮게 나왔다.
물가는 둔화되고, 성장률은 높아지는 가운데 증시까지 S&P500지수 기준으로 연초 대비 19.8% 올랐으니 골딜록스라고 부를 만하다. 대개 증시에서 상승률이 20%를 넘으면 강세장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경제가 순조로워 보이지만 아직은 불안불안하다. 올 하반기 미국 GDP 성장률은 상반기 대비 크게 낮아진다는 게 월가 기관들의 대체적인 예측이다. 고금리 정책의 경제 하방 압력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다는 게 주요 이유다.
고금리 정책의 부작용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 시장이다.
우선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공급 부족이 심각해졌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자 집주인들이 기존 낮은 주담대 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집을 팔지 않으면서 매물이 씨가 마르고 있다. 덕분에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에 따르면 미국 주택 가격은 작년 하반기에 정체 혹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 1월부터 매달 상승 중이다. 팬데믹 전 불과 2~3%대였던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가자 처음엔 주택 수요가 줄어 집값이 안정되는가 싶더니 최근엔 공급이 더 크게 줄어 집값이 오르게 된 것이다.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펼쳤지만 주택시장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집값에 웃돈(프리미엄)까지 형성 중이다. 뉴저지주 부동산중개인 지은 새라 정 씨는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은 최근 매물 부족으로 인해 집주인이 제시한 집값보다 10% 웃돈을 붙여도 낙찰을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과열된 주거용 부동산과는 달리 상업용 부동산은 크게 냉각되면서 경기 침체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모기지은행연합(MBA)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 중 올해부터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은 전체의 31%를 차지한다. 해당 차주들은 높아진 금리 때문에 당장 갱신 시 최소 2.5%포인트 이상 높아진 고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윤원섭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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