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 본 사람이 잘 푼다” 덩어리 규제 10건 깬 퇴직 공무원들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이 지난 1년간 주요 규제 10건을 철폐하거나 개선했다고 31일 밝혔다. 과거 각종 규제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60~70대 퇴직 공무원 약 90명이 직접 ‘규제 깨기’에 나선 결과라는 설명이다.
추진단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규제 개혁 성과는 ‘알뜰폰 규제’ 개선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음성·데이터 통신 서비스 등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한 제도가 지난해 9월로 종료되면서 알뜰폰이 사라질 상황이었다. 그러자 추진단은 통신사들이 계속 ‘서비스 도매상'을 하도록 했다. 대신 통신 서비스 도매 가격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 결과 알뜰폰 가입자가 9개월 만에 약 200만명 증가했다.
추진단은 선박이 입·출항할 때마다 해운사 직원들이 선원·탑승객 명단과 적재 화물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손으로 적게 했던 규제도 고쳐, 전산화하도록 했다. 그 결과 2시간 걸리던 행정 처리 시간이 10분으로 단축됐고, 신고 오류도 연간 100건에서 0건으로 줄었다. 중소기업이 근로자를 50명 넘게 고용하면 정부 보조금이 삭감되던 불합리한 체계도 고쳐, 매출액을 기준으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기도 했다.
국조실은 추진단의 이런 성과가 주로 고령의 전직 공무원들을 통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단장인 한덕수 국무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 약 90명 대다수가 전직 공무원이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1~4급 등 상위직까지 올랐다가 퇴직한 이들로, 공직 경험을 모두 합하면 2300년에 달한다고 한다. 최근 충원된 15명의 평균 연령은 66세다. 여기에 전직 장·차관 33명도 자문단으로 합류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이 되는 것 아니냐’라는 내부의 우려에 대해 한 총리는 “규제도 만들어 본 사람이 잘 푼다”며 추진단 구성을 밀어붙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조실 관계자는 “이들은 직접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규제를 직접 만들어본 사람들”이라며 “불합리한 규제를 어떻게 손봐야 하는지, 여러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 1년간 철폐하거나 개선한 규제는 추진단의 성과를 포함해 1027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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