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순 반려견 사망 진실공방?…호텔 측 “‘남편이 누군줄 아냐’ 폐업 강요당해” [사건수첩]
가수 장필순의 반려견이 애견 호텔에 맡겨진 후 열사병 증세로 사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반려견이 호텔 측 차량 내부에 일정 시간 머물렀다는 점, 이후 호텔로 돌아온 뒤 이불로 감싼 이동장 안에 놓였다가 죽은 점을 들어 장씨 측은 업체 과실을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했다. 호텔 측은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실 왜곡을 주장하는 입장문을 게재해 유명인의 반려견 죽음이 진실 공방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장씨는 “지난해부터 공연이 있을 때면 반려견 3마리를 호텔에 맡기곤 했다”며 “특히 제가 없으면 불안해 보이던 까뮈는 애견 호텔 원장과 사택 침대에서 함께 자는 스페셜 케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하지만 원장 부부가 가족과 함께하던 저녁 식사 시간 내내 까뮈는 답답한 차에서 수 시간 동안 이동장에 넣어진 채로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다”며 “원장 사택으로 돌아온 후에는 두꺼운 솜이불에 사면이 덮인 채 엄청난 공포 속에서 저를 애타게 찾았을 까뮈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업체 대표 A씨는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분리불안이 심한 까뮈를 호텔 방에 두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동장에 넣고 차에 실어 식당까지 동행했다”며 “식당에 도착하고 나서야 내부 동반이 불가능한 사실을 알고 차량 에어컨을 켜둔 상태로 까뮈를 차에 뒀다”고 해명했다.
A씨는 또 “23일 까뮈는 저와 함께 침대에서 잠들었지만 24일 오전 5시 20분쯤 제가 배탈이 나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하면서 낙상사고가 우려돼 까뮈를 이동장에 넣어 거실에 두게 됐다”며 “전날 밤부터 거실에 에어컨을 켜 두었던지라 노견인 까뮈가 갑작스러운 온도변화에 체온조절이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 에어컨을 끄고 이동장 위에 한겨울을 제외하고 사계절 내내 사용하는 차렵이불을 덮어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견호텔 운영자를 향한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A씨는 31일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욕설과 명예훼손적 발언이 가득한 댓글과 메시지로 고통받고 있다”라고 호소하며 사실 관계가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며 했다.
A씨는 “저희가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장필순님에 대한 도의적 책임과, 법적 책임을 다할 예정이지만, 사실관계가 왜곡된 부분들이 있어, 정확한 사실과 알려지지 않은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장필순님의 반려견 까뮈는 분리불안이 심했다. 장필순님 역시 분리불안에 대해 많이 걱정하셨고 저희 업체에 몇 차례 호텔링을 맡기셨다”고 했다.
애완호텔 2곳을 부부가 나눠서 운영하고 있는 이 업체는 사업장 1곳의 2층에 부부가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분리 불안이 심해 개별 호텔룸에 혼자 있는 걸 어려워하는 반려견의 경우 부부는 거주공간에 데리고 와서 함께 재웠다.
까뮈 역시 그런 경우였다.
남편인 A씨가 작성한 입장문에 따르면 부부는 까뮈를 받은 날인 지난 23일에 오래전부터 예정된 양가 부모와의 식사 자리가 예정돼 있었다. A씨는 “까뮈가 다른 애견 호텔에 가는 것을 어려워 할 것 같다는 짧은 생각에, 호텔링이 가능하다고 안내해드렸다”며 “저희가 양해를 구하고 예정된 일정으로 호텔링이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렸어야 했으나, 저녁 식사 시간 정도 자리를 비우는 것을 괜찮을 것이라 안일하게 생각했다”라고 후회했다.
A씨는 “장필순님께서 함께 맡긴 다른 두 반려견 멜로디와 몽이와 달리 까뮈는 호텔에 입실하자마자 몹시 불안해 하며 5~6회 정도 펜스를 뛰어 넘으며 당시 상주 중이던 직원(애견 유치원 선생님)에게 오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호텔룸에 들어가는 걸 몹시 싫어하는 까뮈를 부부는 양가 부모님과 함께하기로 한 식사 자리에 데려가기로 했다. 하지만 식당에 애완동물은 입장이 불가능했다. 부부는 이동장 안에 있는 까뮈를 차량에 두고 차량 시동을 켠 뒤 에어컨을 켜 두었다. A씨는 “이 때(저녁을 마치고 사업장에 돌아온)만 해도 까뮈의 상태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식사를 하고 물을 마신 뒤 까뮈는 저와 함께 침대에서 잠들었다”고 했다.
24일 새벽 5시 20분쯤 잠에서 깬 A씨는 까뮈가 침대에서 떨어져 낙상사고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까뮈를 이동장에 넣어 거실에 뒀다. 혼자 있으면 매우 불안해하고 높게 점프를 하며 이리 저리 뛰는 까뮈의 특성을 감안한 조치였다. A씨는 “전날 저녁 9시부터 거실에는 에어컨을 켜둔 상태여서 온도가 많이 낮았고, 까뮈가 약 9~10살 정도의 노령견인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온도 변화로 체온조절이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에어컨을 껐고, 까뮈가 이동장 안에서 불안해 할까봐 이동장 위에 (사계절용 차렵)이불을 덮어 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불을 덮어 놓은 데 대해 “반려견의 시야를 가려 불안을 낮추고 안정감을 주는 방법으로 반려견 교육에 보편적이고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기에 까뮈의 불안감을 낮춰주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라고 했다.
A씨는 “배가 아파 화장실을 왔다갔다 하다 보니 까뮈를 잘 챙기지 못했다. 중간에라도 이동장에서 꺼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과실을 인정했다. A씨는 “오전 7시에 확인했을 때 까뮈는 이불을 이빨로 이동장 안으로 끌어당겨 물어 뜯은 상태였고 의식이 희미해진 상태였다”고 했다.
A씨는 까뮈를 오전 7시30분에 응급병원으로 데려가 수의사와 함께 세시간 가량 심폐소생술과 쿨링용법 등 응급처치를 실시했으나 까뮈는 오전 10시 30분에 결국 사망했다.
그런데 장례식 이후 A씨 부부는 장필순의 지인으로부터 폐업을 강요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장필순 지인)공○○ 님은 ‘장필순 님의 마음을 풀기 위해서는 모든 사실을 SNS 계정에 공지하고 사업장 모두 폐업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공씨가) 단, SNS에 올릴 공지글에는 까뮈가 분리불안이 있었다는 말은 절대 쓰지 말라고 내용까지 정해 주었다”며 “공○○님은 저희에게 SNS에 사과문을 올리라고 하시면서, ‘형부(장필순 님의 남편)가 누구인 줄 아느냐, 더 영향력이 큰 뮤지션이다, 더 무서운 사람이다. 발도 넓다. 형부가 나서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라’며 협박했다”며 폐업을 강요당했다는 주장을 폈다.
A씨는 “저와 저의 아내는 장필순님께 무릎 꿇고 사과를 드렸고, 직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사업장 2곳 중 다른 사업장 폐업은 다시 생각해 주십사 간청했지만 장필순님과 그 지인분들은 모두 폐업할 것만 요구했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장필순님이 연예인이기에, 제주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슈가 될 것을 몹시 두려워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사과문을 올리고 사업장을 모두 영업종료하였음에도, 장필순님은 방송국과 인터뷰를 했고, 개인 SNS 계정에는 마치 저희가 고의로 까뮈를 학대에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처럼 글을 올렸다. 폐업하지 않으면, 사과문을 올리지 않으면, 장필순님과 남편의 영향력을 이용해 저희를 사회에서 매장시키겠다는 말씀이 무서워 시키는 대로 했는데, 지금 장필순님의 영향력을 이용해 저희를 매장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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