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근현대 자료 1516점 기증한 美 부부
부산 사진 1300여 점도 기부
조선시대 희귀한 책판과 수묵화 등을 모으고, 경제 개발이 한창이던 한국의 풍경을 기록으로 담았던 미국인 부부가 평생 모은 수집품을 한국인 품에 돌려줬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과거 평화봉사단(Peace Corps)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인 부부 게리 민티어(77)와 메리 앤 민티어(77)가 수집하고 기록한 근현대 서화 및 전적, 사진 자료 등 총 1516점을 기증받았다고 31일 밝혔다. 민티어 부부는 한국에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파견돼 1969년부터 1975년까지 서울과 부산에 거주하며 영어 강사로 활동했다. 6년여간 머물며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근현대 서화와 전적 등을 수집했고, 1970년대 부산의 생생한 모습 등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민티어 부부가 수집한 서화류와 전적류 총 105건 150점이 우선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됐다. 대표적 작품으로 조선 후기 화가 사호(沙湖) 송수면(1847~1916)의 수작인 매죽도가 있고, 조선 중기 학자 고산(孤山) 이유장(1625~1701)이 편집한 춘추집주(春秋輯註) 목판(권2) 등 희소가치가 높은 것도 있다. 부부는 1366점의 사진 자료도 부산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1981년 부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로 철거된 부산 서면 부산탑과 보수동 산동네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다.
이번 기증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국립중앙도서관, 부산박물관 등 3개 기관이 전문성을 살려 협업해 이뤄낸 성과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관계자는 "이번 기증 자료가 향후 지역 연구 및 우리 현대사 연구에 중요한 기반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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