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유한양행, 신약 기대감에 21% 뛰어…목표가도 줄상향

김근희 기자 2023. 7. 3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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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티닙 1차 치료제로 확대 기대…임상 중간 결과도 발표

2분기 깜짝 실적을 올린 유한양행의 주가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 기대감까지 더해져 최근 한 달간 21% 뛰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약 성과와 더불어 여러 임상시험 결과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줄상향했다.

31일 증시에서 유한양행은 전 거래일 대비 3700원(5.34%) 오른 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한양행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20.86% 상승했다. 특히 지난 26일부터는 4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유한양행은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유한양행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957억원, 영업이익은 2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와 59.9% 증가했다.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인 5002억원에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인 208억원을 30.4% 상회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마진 품목이 증가하고, 생활유통사업부가 5개 분기 만에 성장한 덕분"이라며 "기술료, 연구비를 제외한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모두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이같은 2분기 실적이 가장 낮은 실적이 될 만큼 앞으로 유한양행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신약 레이저티닙이 유한양행의 실적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가가 급상승한 것도 레이저티닙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져서다.

레이저티닙은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가 생긴 비소세포폐암(NSCLC)에 대한 1차 치료 적응증을 획득했다.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 신청도 마쳤다.

항암제는 처방되는 순서에 따라 1~3차 치료제로 나뉘는 데 1차 치료제란 병을 진단받은 뒤 첫 번째로 사용할 수 있는 약이다. 이후 1차 치료에 실패했을 때 2차 치료제, 이후 3차 치료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즉 가장 접근성이 좋은 치료제가 1차 치료제인 셈이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차 시장으로 진출하면 레이저티닙의 가격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가격 인하를 고려하더라도 타깃 시장 규모는 현재(2차 치료)보다 3배 이상 클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서 면역함암제 '키트루다'가 2차에서 1차 치료제로 확대되면서 보험 가격이 25.6% 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레이저티닙의 연간 매출은 약 1575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경쟁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도 1차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타그리소와의 경쟁에서 레이저티닙이 앞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이 급여 등재를 받기 전까지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 Early Access Program)'을 통해 약을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시장 선점 효과와 신약 홍보 효과 등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예상했다.

이어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해 얻은 데이터인 '리얼 월드 데이터'도 축적할 수 있게 됐다"며 "레이저티닙이 자체 개발 신약인 만큼 원가율이 낮아 유한양행 입장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임상시험 결과들이 발표될 예정일만큼 유한양행의 주가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오는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는 타그리소에 내성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암항체 '아미반타맙' 병용 요법 임상 3상 중간 결과가 발표된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공개된 효력을 바탕으로 볼 때 긍정적인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유한양행의 성과에 이날 키움증권(7만원→8만4000원), 유안타증권(7만7000원→ 8만6000원), SK증권(목표주가 7만5000원→8만7000원), KB증권(7만5000원→8만8000원), 교보증권(7만원→9만원), NH투자증권(10만원→11만원) 등은 일제히 유한양행의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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