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오는 것도 고역" 폭염에 한숨·걱정 농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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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경보가 이어진 31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지춘자(84)씨는 에어컨 앞에 앉아 연신 부채질하며 혀를 내둘렀다.
인근 한우농가에서는 박춘길(66)씨가 뙤약볕이 내리쬐는 축사를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었다.
박씨는 "연일 계속된 무더위에 지쳐 쓰러진 소는 없는지 살피러 나왔다"며 "그늘막을 치고 선풍기까지 돌리고 있지만 한 마리만 죽어도 손해가 막대해 마음이 쓰인다"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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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낮에는 꼼짝없이 경로당 안에서 지내야 해요. 밭일하러 나가면 큰일 나는 날씨에요"
폭염경보가 이어진 31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지춘자(84)씨는 에어컨 앞에 앉아 연신 부채질하며 혀를 내둘렀다.
그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가 막 돌아온 일행 2명도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채 부채를 손에 쥐었다.
경로당 주위엔 농경지가 넓게 펼쳐져 있지만, 일을 하는 사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씨는 "요즘 대낮은 노인들이 밖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쓰러지는 시간대"라면서 "밥 먹으러 잠깐 나갔다가 돌아오는 것도 고역"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근처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윤정희(85)씨는 "더위 탓에 이른 새벽과 오후 늦게 잠깐 나가서 일을 하는데, 그 시간대에는 모기가 너무 많아 힘들다"면서 "그래도 낮에 일하다 쓰러지는 것보단 낫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인근 한우농가에서는 박춘길(66)씨가 뙤약볕이 내리쬐는 축사를 걱정스레 바라보고 있었다.
무더위에 바닥에 늘어져 있던 소들은 사람이 다가가자 힘겹게 일어섰다.
박씨는 "연일 계속된 무더위에 지쳐 쓰러진 소는 없는지 살피러 나왔다"며 "그늘막을 치고 선풍기까지 돌리고 있지만 한 마리만 죽어도 손해가 막대해 마음이 쓰인다"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근처에서 자신의 소 축사를 돌보던 지현봉(68)씨는 "이렇게 더우면 소들이 많이 먹지 않을뿐더러 똑같이 먹어도 살이 안찐다"면서 "힘들게 길렀는데 되레 살이 빠질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충북은 지난 28일부터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
이날도 제천의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랐고, 청주도 33도 안팎의 찜통더위가 지속했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5월 20일부터 전날까지 도내에서 6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6명)보다 약 80.5% 늘었다.
폭염 관련 사망자도 벌써 2명이 나왔다.
지난 29일 오후 제천시 신월동에 사는 70대 남성이 농작업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33분께 숨졌고, 같은 날 오후 진천에선 80대 여성이 오후 3시15분께 밭일을 하다 쓰러져 끝내 사망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야외활동이 불가피할 경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양산 등을 이용해 햇볕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hase_are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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