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제자 대변 손으로 치워봤나” 현직 특수교사의 울분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의 담당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현직 특수교사가 제자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겪는 갖가지 고충을 전하며 울분을 토했다.
배재희 특수교사는 29일 페이스북에 “당신, 버스에서 대변 본 지적 장애 제자, 그 아이 놀림당할까봐, 손으로 얼른 주워 담은 것 상상해 본 적 있냐”며 “자폐 장애 제자가 몰래 자위해서 사정한 거 어디 여학생이라도 볼까 봐 얼른 휴지로 닦고 숨겨줘 본 적 있냐”고 물었다.
배 교사는 “나는 그런 게 단 한번도 더럽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나 같은 볼품 없는 특수교사도 그 정도 소명은 영혼에 음각하고 산다”고 했다. 이어 주씨 부부를 향해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은 금도를 넘었다”며 “당신네 부부, 가슴에 손을 얹고 그 ‘설리번’ 선생님보다 더 고상한 인격자라고 자신할 수 있나”고 했다.
배 교사는 “여의도에 꽃놀이 체험활동 나갔다가 갑자기 달려든 제자가 목을 물어뜯은 적 있다. 말 그대로 물어뜯겼다”며 “수십번씩 겪는 일이니까 누구에게도 티 안 냈는데, 퇴근한 날 보고 우리 엄마 무너진 모습, 그날만은 도저히 능청스런 웃음이 안 나오더라. 특수교사 한 걸 짧게나마 처음으로 후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일 추악한게 밥그릇으로 사람 괴롭히는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나도 교사로 살며 말도 안 되는 분에 넘치는 축복과 칭찬 받아봤지만, ‘설리번’이란 말까진 못 들어봤다. 당신은 건드리면 안되는 걸 건드렸다. 인간의 ‘자존’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일 겪으며 우리 동문들이 그렇게 정신과 많이 다니는 거, 입원까지 한 거 처음 알았다”며 “동료들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도 눈물 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눈물 닦으며 쓰는 글”이라며 “당신이 지금 벌이는 짓이 사람 갈구는 일진 놀음이지, 어디 정상적인 민원이냐. 그게 지금 소송에 갈 일이냐. 이렇게 한 사람을 파멸시켜서 당신네 부부가 얻는 게 뭐냐”고 물었다.
앞서 경기 용인시의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가 지난해 9월 주씨으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당해 재판받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이와 관련, 주씨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통해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주씨 부부는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내 A씨의 녹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 등 약 80명이 A씨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씨가 동교 교사들에게 보낸 탄원서 요청 글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여기에서 A씨는 “특수교사라는 사실에 한 점 부끄럼 없다. 다시 아이들을 만나고 싶고, 그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하고 싶다”며 “이 일에 대해서는 정확한 시시비비를 가려 억울한 죄명으로 낙인찍힌 채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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